방송계에서 잔뼈가 굵은 강호동이지만 '신서유기'에선 그저 인터넷 예능 초보였다. 까마득하게 어린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에게 쩔쩔 매며 얼굴까지 새빨개진 그였다. 오히려 이런 볼거리가 신선했다.
4일 오전 10시, 나영석 PD가 만들고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이 뭉친 '신서유기'가 베일을 벗었다. 이승기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하나 둘씩 모였는데 맏형 강호동은 지상파가 아닌 인터넷 방송이 처음이라 안절부절 못했다.
그런 강호동을 보며 동생들은 "형은 지상파에서 케이블도 없고, 바로 인터넷으로 넘어왔다. 서유기가 아니라 적응기다"고 지적했다. 옆에 앉은 강호동은 어색함에 몸이 굳어가는 걸 느꼈고 애꿎은 허벅지만 벅벅 글어댔다.
강호동에게 이승기, 은지원은 놀라운 대상이었다. 거침없이 코멘트를 날리며 빵빵 웃음을 터뜨리는 두 사람을 보며 강호동은 "이렇게 해도 되냐", "대단하다" 가르키도라(가르쳐 달라)"고 감탄했다.
하지만 강호동은 역시 강호동이었다. 동생들 사이 빠르게 적응했고 이수근과 함께 '노브레인 연합'을 이뤄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어설픈 중국어 실력으로 현지인들과 소통했고 자신을 저팔계로 소개하며 그만의 예능감을 뽐냈다.
최근 많은 이들이 강호동을 두고 '지는 별'이라고 칭했다. SBS '스타킹'을 제외하고는 맡고 있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폐지 됐기 때문. 그런 그에게 인터넷 방송의 자유로움을 내세운 '신서유기'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는 재기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서유기'는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중국 고전 '서유기'를 예능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나영석 PD의 지휘 아래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이 출연한다. /comet568@osen.co.kr
'신서유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