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가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조영남과 같이 일하며 조영남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반추해보게 됐다고.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딱 부합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초반 여러가수 구설수에 올랐던 ‘나를 돌아봐’. 결국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를 돌아봐’는 후배 연예인들이 선배들의 매니저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리얼하게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김수미, 조영남, 최민수까지 출연진들이 잇달아 사고(?)를 치면서 시청자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다행히 최근 프로그램이 안정되면서 출연진들이 오히려 불미스러웠던 일을 유머에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방송에서는 조영남이 이경규와 함께 추석특집쇼 리허설을 위해 방송국을 찾는 장면이 담겼다.
이날 조영남의 50년지기 친구 남진이 등장해 조영남의 실제 성격과 매력을 밝혔다. 남진은 “조영남은 내가 꼼짝 못하는 유일한 친구”라고 밝히며, 조영남의 성격이 평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더 폭군이 돼간다”고 말했고, 3개월 동안 조영남과 함께 하느라 고충이 많았던 이경규는 조영남 다루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남진은 “조영남이 이야기하면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무조건 긍정을 표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나중에 이야기하면 받아들인다”고 충고했다. 이어 남진은 "영남이가 많이 솔직한 성격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남 앞에서 다르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데, 영남이는 안 그렇다"고 조영남의 매력을 덧붙였다.
이날 조영남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성격이 좀 죽었다. 얼마전 라디오 피디와 의견 충돌이 있었는데, 예전같으면 주먹이 날아갔겠지만, 이번엔 참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VJ에게 자신의 뒷통수를 찍으라고 하는 등 억지를 부렸다.
이경규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사실 나도 조영남 선배님과 성격이 비슷하다. 조영남 선배님이 하시는 것 보면서 이제 VJ에게 잔소리도 안한다. 예전에는 ‘왜 그렇게 많이 찍냐’고 툴툴거렸는데..”라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를 돌아봐’처럼 삐걱대고 잡음 많은 프로그램도 흔치 않다. 하지만 ‘나를 돌아봐’라는 제목처럼 이경규 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사소한 일로 화를 내고 있는 건 아닌지, 동료에 대한 배려가 사리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각성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웃음 속에 깨달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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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