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팁방’이다. 그간 예능계 트렌드였던 ‘먹방’과 ‘쿡방’을 넘어선 새로운 디렉션을 셰프 백종원이 제시했다. “아는 만큼 맛있다”며 제안하는 팁들이 꿀맛이다.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이 아닌,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꽤나 실용적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요리를 ‘하는’경우보다 ‘먹는’경우가 더 잦은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다. 맛있는 요리 방법을 배우게 되더라도 어쩌다 한두 번 써먹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맛있게 먹는 방법은 알아두면 언제라도 활용이 가능하다. 백종원의 주옥같은 설명과 조언은 현실에 좀 더 가까이 맞닿아 있다.
그간 ‘실용성’을 앞세워 사랑 받아온 백종원이기에 이 같은 조언이 좀 더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셰프들이 고급진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화려한 솜씨로 요리할 때, 마요네즈와 설탕으로 입맛 당기는 ‘서민 음식’들을 내놓았던 바.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실용적인 요리들을 선보이며 대중의 지지를 받아오더니 이제 한 걸음 더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범람하는 '쿡방'들로 싫증이 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도 충분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이하 3대 천왕)’ 2회에서도 백종원의 ‘꿀팁’들이 쏟아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술안주, 밥반찬, 야식 등으로 널리 사랑 받고 있는 ‘닭볶음탕’을 주제로 화려한 요리쇼가 펼쳐졌다. 그런데 ‘쇼’ 보다 오래 남는 것은 ‘팁’이었다.
‘닭볶음탕 3대 명인’으로 가평 솥뚜껑 닭볶음탕의 명인, 50년 전통의 대전 닭볶음탕 명인, 서울 마늘 닭볶음탕의 명인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이날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백종원이 제공한 닭볶음탕 맛있게 먹는 팁. 첫 번째 팁은 혼자 먹으면 안 된다는 것. 그는 “가장 큰 사이즈를 주문해 다 같이 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닭은 양념 국물을 끼얹어 주면서 먹어야 한다”며 직접 시범을 보이는가 하면, 세 번째로는 감자가 으깨지지 않게 국물을 섞어주는 비법을 설명했다. 그리고 네 번째로 맛 봐야하는 닭 부위의 순서를 짚어줬다.
마지막으로 백종원은 닭볶음탕의 대미를 장식하는 볶음밥의 맛을 살리는 방법을 전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옆 테이블을 보며 “저렇게 감자가 다 으깨진 상태로 볶음밥을 하는 건 하수”라며 볶음밥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런가하면 백종원은 닭다리의 끝을 먼저 먹고 그 부분을 손잡이 삼아 남은 부분들을 뜯는 내공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며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3대천왕의 요리 배틀 타임에도 백종원의 팁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튜디오에서 직접 자신들의 요리 과정을 보여주며 요리 대결을 시작한 명인들은 각기 다른 노하우와 요리법으로 닭볶음탕을 만들어내며 입맛을 다시게 했다. 여기에 백종원의 맛깔스러운 설명이 더해져 요리 과정이 풍성하게 살아났다.
다음주에는 ‘떡볶이’가 주제로 등장할 예정. 해당 방송에서는 또 어떤 맛있는 팁들이 등장할지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3대천왕'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각 분야 TOP 3 맛집 고수들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불꽃 요리 월드컵'을 벌이는 색다른 '쿡방'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5분 방송된다. / joonamana@osen.co.kr
'3대천왕'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