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이 옥상 텃밭을 초토화했다. 목소리 톤마저 웃긴 김흥국은 한마디 버릴 것 없는 구수한 멘트로 도시 농부들과 시끌벅적한 한때를 완성했다. 신나게 웃기고 쿨하게 떠난 김흥국은 옥상 텃밭을 즐거운 놀이터로 만들며 시간대를 옮긴 이 프로그램에 활기를 더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 도시 농부'에서는 땅 분양을 위해 옥상을 찾은 김흥국과 이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우리 땅 보러 왔어"라고 외치며 옥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흥국. 옥상을 둘러보던 그는 텃밭에 심어진 각종 작물을 맛보며 웃음에 시동을 걸었다.
텃밭의 흙을 보고 "나도 이제 땅으로 돌아가고 싶어"라는 상조 개그를 시작한 그는 아삭이 고추를 아사히 고추로 알아듣거나, 매운 고추에 깜짝 놀라며 박성광에게 "너 위기탈출 나온 놈 아니냐"고 호통을 쳐 큰 웃음을 안겼다. 또 가지를 보고 "가지가 가지각색이다", 잠부를 먹고는 "이런 걸 뭐하러 먹냐",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등의 폭풍 멘트로 도시 농부를 배꼽잡게 했다.
또 그는 토마토 라면을 먹으면서 관찰 예능에서는 낯선, 그릇을 카메라 쪽으로 살짝 들고 내용물을 보여주거나, 먹을 때도 표정 연기를 펼치는 프로 방송인다운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는 등, 가을비가 내리는 옥상에 활력을 더했다. 끊임없이 말장난 개그와 몸개그를 쏟아낸 김흥국은 중간에 등장한 조정치와 최현석을 보고 "오늘 많이 불렀네?"라고 이들이 멤버임을 몰라봐 '인간의 조건'의 애청자는 아님이 들켜 웃음을 더했다.
이처럼 김흥국은 초록 작물과 함께 천천히 성장하는 도시 농부의 일상을 담백하게 그려내는 '인간의 조건'에서 호흡 빠른 개그를 쏟아내면서 좀처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리얼리티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익숙하지 않은 그는 모든 멘트에 힘을 주며 카메라 욕심을 냈지만, 미워할 수 없는 구수한 이미지와 본인의 스케줄에 따른 재빠른 퇴장 시간까지, 청정 예능 '인간의 조건'에 클래식 코미디라는 강력한 웃음 주사를 놓고 떠났다. /jykwon@osen.co.kr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