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스웨그(허세를 부리듯 자유분방한 스타일.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대는 기분을 표현할 때 사용)란 이런 것이었다. 엄마 카드로 사치 부리며 돈 자랑하는 게 아니라 꿈을 향해 노력하고 진정한 노동의 대가로 사고 싶은 걸 가지며 여유를 부리는 인생. 바로 래퍼 도끼의 삶이었다.
사실 4일 방송된 MBC '나혼자 산다'에서 도끼의 싱글 라이프가 공개되기 전, 그를 향한 악플은 모두 돈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힙합 분야에서는 실력으로 그를 폄하할 수 없었지만 그의 랩 가사나 SNS를 통해 비쳐진 그의 재력은 악플러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방송 초반까지도 일반인들이 쉽게 누릴 수 없는 여유와 재력이 이질감을 자아내긴 했다. 여의도에 있는 69평짜리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 당구대가 있는 거실, 씽씽이를 타고 다닐 정도로 넓은 집, 명품과 브랜드 소품으로 가득한 옷방, 명품 매장 진열대 못지않은 액세서리와 외제차 여러 대는 분명 톱클래스 수준이었다.
만약 이러한 재산이 도끼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땀 흘리지 않고 얻은 것이라면 공감은 사기 어려웠을 터. 그러나 힙합 뮤지션 도끼의 반전 매력이 많은 이들을 '벙찌게' 만들었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할 정도로 끔찍했던 가난은 어린 도끼에게 돈을 벌어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키우게 했다. 좋은 집, 좋은 차에 대한 갈망은 자연스럽게 '열심히 돈 벌어서 사고 싶은 것 사자'는 인생 목표로 발전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힙합 음악으로 결국 성공을 이뤘고 지금의 여유를 누리게 된 그다.
무엇보다 올바른 사고방식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재산이 수십 억 원 정도 되는데 엄마한테 30%의 수익을 늘 드린다", "술, 담배, 욕, 커피를 전혀 안 한다", "좋은 차와 집을 갖고 싶어서 꿈을 위해 노력하니 지금처럼 됐다" 등의 진솔한 코멘트로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
방송 덕분에 그를 향한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돈 자랑 심하다", "사치와 허세를 부린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오히려 "정당하게 돈을 벌어 자기가 사고 싶은 걸 사는 도끼의 머니 스웨거는 괜찮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미친듯이 노력해 지금까지 온 당신, 멋있다"는 호감 댓글이 홍수를 이룬다.
이쯤 되니 도끼의 '나혼자 산다' 출연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단 한번의 출연만으로도 많은 생각 거리를 안겨 준 도끼다. 그의 럭셔리 싱글 라이프를 다시 한번 공유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comet568@osen.co.kr
'나혼자 산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