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타블로다.
아직 '오빠차'의 시동이 꺼지지 않았는데 한 편의 산문시 같은 'HOOD'가 나타났다. 극과 극을 달리는 듯한 두 곡의 색깔에 타블로가 힙합인으로 갖는 넓은 스펙트럼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타블로와 미국 힙합 뮤지션 조이배드애스(JOEY BADA$$),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이 의기투합해 만들어 낸 콜라보레이션 곡인 ‘HOOD’는 5일 공개,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힙합팬들을 넘어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다.
엠넷 '쇼미더머니4'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힙합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돼 있는 요즘이지만, 'HOOD'는 '쇼미더머니4'안에서 보고 듣던 노래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묵직한 힙합 비트에 뮤지션 각각의 개성있는 그루브와 깊이있는 가사가 담겼다. 한국의 정서를 소재로 한 타블로 특유의 문학적인 감성이 주옥같은 가사로 표현됐다.
'후드'는 확실히 요즘 트렌드가 된 힙합 트랩 비트, 클럽송이 아닌 감성적인 느낌을 담은 곡이다. 몸을 움직이게 하는 느낌보다는 귀를 자극하는, '감상하는' 힙합에 가깝다. 최근 한국에서 '대중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힙합곡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풍긴다.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하다.
'here I’m from, 'Han' is the xxnamexx we gave to struggle and pain(내가 사는 곳에선 고생과 고통에게 '한'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Its river runs through our city like it runs through our veins(그의 강이 우리의 도시속에 흐른다. 그가 우리의 핏줄속에 그렇듯)..It's what our appas pay to get food for their children)그는, 우리의 아빠들이 자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치른 대가이기도 하고)/It sits at the bottom of thepotwhen our ummasgotthathotdoenjang guk in the kitchen(엄마가 부엌에서 끓이는 된장국 냄비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애정의 흔적이기도 하다)/On and on, it makes us hustle on(그는 우리를 끊임없이 달리게 한다)/For the money we fight, fall but overcome)돈을 벌기 위해 투쟁하고 무너지게 하다가도 이겨내게 한다)/That's why we call it won(그래서 'Won'이라고 부르나보다/..)
'../Han is spoken yet unspoken(한은 말없이 말한다)/We could be broke but never broken(부를 허락하지는 않더라도 부러질 수는 없게 만든다)../It made my father work the graveyard shift(그는 나의 아버지를 죽도록 일하게 만들었고)/and still makes his graveyard shift(무덤속에서도 몸부림치게 하고있다)/And that's that shit right there(그래, 그렇다)/What you call ‘soul' is our city right here(당신들이 '소울'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의 도시다)../Some call it pain(누군 고통이라 부르지만)/We call it '사랑’ man(우린 '사랑'이라고 부른다)/Good lord help me(신이여 나를 살려주오)/힙겹지만 곧 행복이 되겠지/Good lord help me(신이여 나를 살려주오)/두렵지만 곧 행복이 되겠지.'
펀치 라인으로 유명한 타블로는 특유의 날선 감각을 보다 영어 라임, 그리고 촉촉한 감성에 녹여 랩으로 읊조린다. 리스너들이 가장 열광하는 부분 역시 가사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역시 타블로란 뮤지션 자체다. 감성 전달력이 폭발하던 '열꽃', 세련됐으면서도 날선 '본 헤이터'로 힙합 리스너들을 열광케 하는가 하면 '오빠차'로 대중에게 복고 힙합곡을 선물하며 '두 수 위'를 내다본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던 타블로가 'HOOD'로 힙합 안에서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오빠차'가 '쇼미더머니' 사상 가장 대중적인, 일명 '선 병맛 후 중독'의 곡임을 상기했을 때 'HOOD'란 곡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수많은 헤이터들이 죽일 수 없던 이 가수에게서 우리만의 '힙부심'을 느껴도 될까.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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