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의 대범함과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드디어 응답받았다. 유진이 고두심의 조언대로 행동하자, 그의 진심이 기적처럼 통한 것. 가장 역할을 하며 가족들에게 모두 퍼다 주는 그이지만, 할 말은 하고 살며 단단하게 중심을 지키는 그의 캐릭터는 조금씩 행복해질 기미를 보이고 있어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회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누명을 벗은 진애(유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진애는 누군가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회사 기밀을 유출하자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그는 양과장(정은표 분)이 기밀을 유출한 정황을 파악하고 그에게 확인까지 마쳤다. 누명을 벗을 절호의 기회가 온 것.
특히 진애는 경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마음고생을 했고 그의 오빠인 형규(오민석 분)는 진애의 변호사로 나서며 그를 도와주려 했다. 늘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사실 서로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애틋한 남매였던 것. 하지만 진애는 양과장의 아내가 큰 병으로 입원해 아픈 상황에서 쉽사리 진범을 밝히지 못했다.
형규는 진애의 모습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화를 냈다. 누명을 쓴 진애가 다른 이의 처지를 생각하느라 미적거리는 모습에 오지랖이 넓다고 독설을 내뱉은 것. 진애는 자신의 오지랖 때문에 형규가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된 것이라며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형규는 진애가 싸울 때마다 자신의 학비를 대준 이야기를 꺼내자 또 한 번 크게 싸우는 등, 이들 남매는 서로를 아끼면서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현실적인 남매의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진애는 산옥(고두심 분)에게 고민을 상담했다. 산옥은 “미운 놈은 잔뜩 해다가 먹여야 한다. 먹는 거 보면 ‘인간아..’ 싶다”고 웃었다. 이에 진애는 산옥에게 부탁해 잣죽과 반찬을 만들어 양과장 아내의 병원을 찾았다. 양과장은 진애의 진심과 아내의 설득에 자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양과장은 자신이 자수하도록 시간을 준 진애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진애는 그간 자신을 오해하며 수군댔던 회사 사람들에게도 사과받았다.
이처럼 진애의 묵직한 진심은 결국 통하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억척스러운 그지만, 사실상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 못해 답답함을 안기는 진애는 조금씩 그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만나며 행복으로 한 걸음씩 향하는 모습을 보인 것. 또 이 과정에서 진애를 도와주는 훈재(이상우 분)와의 로맨스까지, 조금씩 달라지는 진애의 일상은 그가 활짝 웃을 날을 기대하게 했다.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인 산옥과 진애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jykwon@osen.co.kr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