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트‘ 박원상, 존재감甲 메소드 연기의 원조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06 07: 06

박원상은 작품 안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는 완전히 지운 채 캐릭터로 승부하는 배우다. 그동안 50여 편이 넘는 영화와 10여 편의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메소드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라스트’에서도 원작의 캐릭터와 특성을 완벽하게 살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가 연기하는 류종구는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전직 동양챔피언이자 서울역 지하조직의 서열 2위 인물. 조직의 보스가 된 곽흥삼(이범수 분)의 배려로 넘버2 자리를 억지로 떠맡은 류종구는 싸움과 서열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지만 장태호(윤계상 분)를 만난 이후 서울역 생태계를 변화시키려 노력해 왔다. 뚝심 강하고 무심해 보이지만 뒤로는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길 줄 아는 속 깊은 인물인 류종구는 박원상이라는 배우를 만나 중후한 카리스마를 더하며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극본 한지훈, 연출 조남국)’에서는 류종구와 곽흥삼의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류종구는 곽흥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서미주(박예진 분)과 함께 곽흥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됐다. 새 출발에 앞서 정든 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누러 서울역으로 나온 그는 고민에 잠겼다. 정신 교육을 핑계로 서울역 노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흥삼의 부하들의 모습과 미래도시 프로젝트로 서울역을 재개발하려는 그의 악행을 그냥 두고 떠날 수 없었던 것. 결국 류종구는 서미주에게 “먼저 가서 기다려 달라”며 기차역으로 보낸 후 곽흥삼을 찾았다.

류종구는 “발목 잡는 일이 많아서 그거 다 수습하고 가겠다”며 곽흥삼과 마주했다. 이어 그는 “서울역 회장님 것 아니다. 여기 있는 노숙자들도 배나 불리는 가축이 아니고, 지금까지 쥐어짜고 긁어모은 걸로 충분하지 않냐. 이제 그만 서울역 내버려둬라”고 말했다. 이에 곽흥삼은 “결정적일 때 미련한 짓 하지 말라”며 “지금이라도 미주에게 가라”고 말했지만 류종구는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이어 곽흥삼은 “서울역과 여기 붙어사는 가축들 다 내 꺼다. 누가 뺏어가지 않는 한 난 내꺼 절대 안 뺏겨”라고 말을 이었다. 류종구는 “그럼 뺏어야죠”라며 “흥삼아 너하고 나 파티다”라고 정면으로 맞섰다.
이내 두 사람의 결투가 시작됐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의 대결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막상막하의 싸움은 계속됐다. 곽흥삼은 류종구의 일격에 “신나 미쳐 버리겠다”며 “바로 이거야. 내가 평생 꿈꿔왔던 파티”라고 소리쳤고, 류종구는 “나쁜 꿈은 빨리 깨야지 흥삼아”라고 맞받아치며 다시 한 번 주먹을 날렸다. 이어 곽흥삼에게 얼굴을 맞은 류종구는 쓰러지면서 벽돌에 머리를 부딪쳤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정신을 차려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회심의 마지막 일격을 가하지 못한 채 곽흥삼이 재차 휘두른 주먹에 쓰러지고 말았다. 병원으로 옮겨진 류종구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장태호에게 “약해지지 마. 악해지지도 말고. 너 착한 놈이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채 그는 숨을 거뒀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설득력 있고 살아있는 연기로 활약을 펼친 박원상의 모습은 이제 그가 연기했던 류종구의 죽음으로 ‘라스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류종구 대신 박원상이 남았다. 이름만으로도 듬직한 이 배우, 앞으로도 계속될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한편 ‘라스트’는 100억 원 규모의 지하경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 / nim0821@osen.co.kr
‘라스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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