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보는 배우 차화연과 장서희의 모녀 호흡이 안방극장에 또 한차례 깊은 감동을 전할 것 같다. 첫 방송부터 애절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의 열연 덕분에 엄마와 딸의 애틋한 관계가 극대화됐는데, 전개가 흘러갈수록 이 두 여배우가 빚어낼 찰떡 호흡에 기대가 크다.
그동안 가족의 사랑과 화합을 강조하는 드라마는 많이 봐왔지만 '엄마'가 숱한 이야기들과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는 느낌이 든 것은 차화연과 장서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서다. 물론 따뜻한 영상미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차진 대사도 한몫을 더했다.
지난 5일 오후 MBC 새 주말드라마 '엄마'(극본 김정수, 연출 오경훈)가 엄마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첫 방송됐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4남매를 씩씩하게 키워온 엄마 윤정애(차화연 분)가 예순이 다 된 나이에도 식당을 운영하며 힘겹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엄마'는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모든 것을 희생한 엄마가 효도는 셀프라면서 유산만은 받겠다는 괘씸한 자식들을 향해 통쾌한 복수전을 펼치는 이야기.
이날은 '엄친아' 장남 김영재(김석훈 분)가 결혼할 여자친구 이세령(홍수현 분)을 가족들에게 소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지금껏 가족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한 일이 없기 때문에, 엄마와 그의 누나, 동생들은 일찍부터 식사를 준비하며 새로 맞이할 며느리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그러나 '허세녀'인 세령은 영재의 집안 상황에 실망감을 드러냈고, 결혼을 하면 본인이 줄줄이 딸린 소시지 같은 가족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두려워했다. 생각해보니 그 사람도 잘 산다고 말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친엄마에게 S.O.S를 쳐서 "회사에 일이 있다"면서 밥도 안 먹고 빠져나왔다.
영재는 세령에게 우리 엄마가 아침부터 너를 위한 식사를 준비했다며 세령에게 섭섭함을 드러내면서도 변치 않는 애정을 전했다. 엄마는 그런 아들에게 섭섭했지만, "엄마는 네가 좋으면 그걸로 끝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첫째딸 김윤희(장서희 분)는 동생에게 곧바로 불만을 표출하면서 장녀로서 엄마에 대한 깊고 넓은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연기가 실제 엄마와 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애틋했다.
그동안 부잣집 사모님 역할을 주로 맡았던 차화연이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더불어 10년 만에 MBC 드라마로 컴백한 장서희의 열연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했다. 자식들을 위해 희생한 엄마가 앞으로 어떻게 복수할지가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차화연과 장서희가 펼칠 모녀 연기는 믿고 봐도 좋을 듯 싶다./ purplish@osen.co.kr
'엄마'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