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씨 저도 한 마디 해도 될까요. 동현아, 사랑한다.”
별안간에 날아든 고백. 김구라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짧은 멘트였지만 따뜻한 진심이 듬뿍 묻어났다. 상대의 집안과 학벌 등을 날카롭게 파고들거나 분석적이고 신랄할 토크로 ‘독설가’라 불리고 있는 그지만, 결국에는 김구라도 ‘아빠’였다.
그의 굵직한 메시지에는 대견함과 미안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겼을 테다. 김구라는 최근 이혼의 아픔을 겪고 동현이와 둘 만의 생활을 시작한 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내색치 않은 아들이 대견하고, 또 기특했을 것이다. 미안한 마음도 컸을 것이고. 평소 좀처럼 애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더욱 임팬트 있게 나가왔다.
앞서 있었던 상황이 이를 더욱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김구라의 깜짝 고백(?)은 지난 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에서 이뤄졌다. 이날 방송에는 삼남매 중 혼자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것이 싫다는 딸과 군인 아빠의 충돌이 다뤄졌다.
그런데 이들 부녀에게는 안타까운 반전 사연이 존재했다. 고민 딸의 아버지가 알고 보니 ‘새 아빠’였던 것. 이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친 딸이 아님에도 각별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지켜내고 있었고, 이 같은 사연에 유재석과 서장훈 등 출연진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말미에 딸은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엄마 아빠를 위해 결혼식 이벤트를 해주길 요청했고, 곧바로 결혼식 이벤트가 진행됐다. 김구라는 뒤늦게 결혼식을 올리는 출연자 부부를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며, 유독 나이 어린 막내아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후 유재석이 결혼식 이벤트를 마무리 하려고 하자 김구라는 “유재석 씨, 저도 한 마디”라며 다급하게 발언 기회를 요청,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김구라는 두 손을 들어 파이팅 포즈를 취한 채 “동현아, 사랑한다”라는 짧지만 굵은 ‘돌발 영상 편지’를 남겨 깊은 여운을 남겼다. 출연자 가족들의 화기애애한 마무리와 천진난만한 막내아들 모습이 최근 자신의 상황과 맞물려 아들 동현이를 떠올리게 한 것. 이날의 주제가 부성애였던 만큼 부녀의 사연을 들으며 하나뿐인 아들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앞서 안타까운 이혼 소식을 전하면서도 김구라는 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힘든 상황을 예민한 시기에 비교적 잘 견뎌준 동현이 덕분에 저희들은 서로에게 조금씩 양보할 수 있었고, 항상 동현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당시 그는 “현재 고2 인 동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저와 함께 생활할 것이다. 동현이의 일이라면 언제든지 동현엄마와 소통하고 동현이도 언제든지 엄마와 왕래하도록 할 것이다. 동현이가 성인이 되어서 내린 결정은 존중할 것이며 동현엄마의 채무는 끝까지 제가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강한 책임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joonamana@osen.co.kr
SBS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