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MBC 주말 냉온탕 전략, 따뜻 가족극→자극 막장극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06 11: 27

MBC가 주말 드라마 2편을 같은 날 출시한 가운데, 예상대로 극과 극의 전개와 분위기를 보였다. ‘엄마’는 제목대로 따뜻한 엄마의 이야기였고, ‘내 딸, 금사월’은 제목에서 풍기듯 출생의 비밀과 온갖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여자를 울려’와 ‘여왕의 꽃’이라는 자극적인 드라마를 나란히 편성했던 MBC가 주말드라마 집필로 잔뼈가 굵은 2명의 작가를 내세웠다. ‘그대 그리고 나’, ‘엄마의 바다’ 등을 집필한 김정수 작가의 ‘엄마’가 오후 9시대에 편성됐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의 성공을 만든 김순옥 작가의 ‘내 딸, 금사월’은 오후 10시대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5일 두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였다.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이야기를 하는 김정수 작가와 다소 자극적이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김순옥 작가는 출발부터 달랐다. ‘엄마’는 네 남매를 홀로 키운 윤정애(차화연 분)를 중심으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정상적인 가족들이 지지고 볶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였다. 서로의 치부를 건드리며 갈등을 벌이기도 하고, 심하게 싸우다가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시 일시적인 봉합을 하는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네 남매는 엄마의 속을 긁는 요소가 하나씩은 있었고, 정애는 그런 네 남매의 갈등을 중재하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엄마였다. 드라마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따뜻했다. 드라마인 까닭에 갈등이 존재했지만, 이해 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일명 막장 요소는 없었다. 착한 드라마였지만 심심하진 않았다. 김정수 작가는 막장 장치가 없어도 재밌는 드라마를 만드는 재주꾼이지 않나.
오후 10시대에 첫 방송을 한 김순옥 작가는 역시나 자극적이었다. 물론 이 같은 극성은 흡인력이 셌다. ‘내 딸, 금사월’은 ‘왔다 장보리’ 제작진의 재회로 화제가 됐다. 백호민 PD와 김순옥 작가는 참 흥미로운 이야기로 첫 방송부터 시선을 끌었다.
이야기 토대는 ‘왔다 장보리’와 마찬가지로 명인이 등장했다. 이번엔 한복이 아니라 건물 명인이었다. 건물을 짓는 최고의 명인이 되기 위해 두 사람이 갈등을 벌이고, 그 갈등이 자식까지 이어진다는 설정은 ‘왔다 장보리’와 비슷했다. 예상대로 첫 방송부터 온갖 음모와 계략이 쏟아졌고, 전개 역시 빨랐다. 
잃어버린 밑바닥 청춘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파란만장 인생 역전 드라마이자, 엄마와 딸의 아름다운 집짓기를 통해 가정의 복원을 소망하는 따뜻한 드라마가 되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지만, 역시나 눈에 보이는 외관은 자극적이었다.
같은 날 시작한 한 방송사의 주말드라마였지만 모습은 정말 많이 달랐다. 하나는 따뜻했고, 하나는 빼도 박지 못할 ‘막장 드라마’였다. 물론 두 드라마 모두 기본적인 흥미는 자극했고, 이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같은 시선으로 모두 곱게 바라볼 수도, 다른 시선으로 하나는 곱지 않게 바라볼 수도 있을 터다. 다만 확실한 것은 MBC의 이런 극과 극 냉온탕 전략이 어느 정도 안방극장에 통했다는 것.
두 드라마는 첫 방송 시청률부터 꽤나 높은 기록을 보였다. ‘엄마’는 1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내 딸, 금사월’은 14.7%로 출발했다. / jmpyo@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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