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 하나는 자신 있는 가수들이 한데 모이는 ‘나는 가수다’가 돌아왔다. 양파, 국카스텐, 서문탁, 소향, 소찬휘, 스윗소로우, 인순이, YB 등 8팀의 가수들이 상암을 뜨겁게 달궜다. 3000명의 관객과 함께 한 ‘나는 가수다’는 가을 밤을 촉촉이 적셨다.
MBC 특집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레전드’ 녹화가 7일 오후 서울 상암 MBC 문화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특집은 그동안 ‘나는 가수다’를 빛냈던 가수들이 함께 했다. 양파, 국카스텐, 서문탁, 소향, 소찬휘, 스윗소로우, 인순이, YB가 출연한다. MBC는 상암 MBC 1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2015 DMC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특집 방송을 마련했다.
이번 ‘나는 가수다 레전드’는 순위와 경연이 없는 무대로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된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 시즌을 총망라하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무대를 꾸민다. 진행은 YB의 윤도현이 맡았다. 윤도현은 안정적인 진행으로 ‘나는 가수다’ 무대의 화려함을 더했다.
첫 번째 무대는 양파였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인 ‘애송이의 사랑’과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그는 첫 번째 무대에서 애절한 감성을, 두 번째 무대에서는 힘이 넘치는 가창력을 뽐냈다.
양파는 “좋은 날씨에 흥겨운 음악과 함께 하시길 바란다”라고 당부를 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만의 무대라 많이 떨린다”라면서 “엄청난 관객 앞에 서니까 가슴이 벅차다. 노래를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시간이 꽤 길었다. ‘나는 가수다 시즌3’ 가왕이 되고 나서 변화가 있었다”라고 ‘나는 가수다’ 이후 달라진 것을 밝혔다. 양파는 “내가 계속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노래하는 기쁨을 알게 됐다. 두려움을 떨치게 됐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국카스텐은 두 번째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노래인 ‘꼬리’와 ‘나는 가수다’에서 불러 화제가 됐던 ‘어서 말을 해’를 펼쳤다. 파워풀한 록사운드는 무대를 들썩이게 했다. 보컬 하현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는 관객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하현우는 “‘나는 가수다’를 6개월 정도 했다. ‘한잔의 추억’으로 1등을 했을 때 한번 더 해서 졸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세상은 우리 뜻과 다르게 움직이더라. 치열하게 6개월을 노래 불렀다. 6개월 끝에 마지막 무대라고 해서 청중 평가단 앞에서 ‘꼬리’라는 노래를 앙코르곡으로 한 적 있다”라고 ‘꼬리’의 의미를 밝혔다. 하현우는 “아무튼 우리를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고마워했다.
세 번째 무대는 서문탁이었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인 ‘사미인곡’과 영화 ‘국가대표’의 OST인 ‘버터 플라이’ 무대를 꾸몄다. 그는 여성 로커의 자존심답게 고막이 찢어질 듯한 성량으로 상암을 들썩이게 했다. 서문탁은 박수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며 열광적인 무대 매너를 보여줬다.
그는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다시 만나 뵙게 돼서 진심으로 반갑다”라면서 “버클리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나는 가수다’ 시즌 2 초대를 받고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우리 가수들에게 무대가 많지 않았다. 노래하는 게 직업인데 무대에 오르는 게 어려웠다. ‘나는 가수다’ 이후 많은 무대가 생겼고, 가수들이 설 자리가 생겼다”라고 고마워했다. 또한 서문탁은 “그 이후 기쁘게 노래하고 있다. 대중에게 음악이 무엇인지, 가수란 무엇인가,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네 번째 무대는 가수 소향이었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인 ‘꿈’과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해브 낫띵’을 열창했다. 소향은 이날 폭발력 있는 고음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소향은 아름다운 감성을 자랑했다.
그는 “‘나는 가수다’ 무대에 정말 오랜 만에 왔다. 친정에 온 것 같다. ‘나는 가수다’ 첫 무대는 완전히 떨렸다. 아무 것도 안 보였다. 4분 30초만 지키자는 생각만 했다”라고 회상했다.
소향은 “나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 시간을 비롯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별로 부담 없이, 기분이 좋다. 그때 음악을 많이 배웠다. 가수로서 다시 한 번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됐다. 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시 그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이를 악물고 할 것 같다. 숨막혔던 감정을 생각하면 후회되는 순간도 많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소찬휘는 다섯 번째 무대에 올라, 자신의 히트곡인 ‘티어스’와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열창했다. 그는 소름 끼치는 고음과 익숙한 멜로디로 관객석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나는 음악을 내세운 까닭에 객석에서 일어나는 박수를 치는 관객도 있을 정도였다. 소찬휘는 흥겨운 선율로 무대를 꽉 채웠다.
객석은 뒤집어졌다. ‘티어스’의 후렴구마다 함께 소리를 질렀다. 대표적인 노래방 애창곡인 ‘티어스’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소찬휘는 “‘티어스’는 태어나서 제일 많이 부른 곡 중에 하나다. 부를 때마다 한결 같은 반응이다. 오늘도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농담했다.
스윗소로우는 ‘그대에게 하는 말’과 ‘바람이 분다’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가을 감성과 어울리는 무대를 만들었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달콤한 가사는 귓가를 사로잡았다.
스윗소로우는 “‘나는 가수다3’에서 우리가 빨리 탈락할 것 같아 보였나보다. 그래도 결승 직전까지 갔다. 우리가 자부하기로는 다양한 장르를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것만으로도 보람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앞 무대에서 소찬휘 씨가 띄워놓은 것을 이렇게 가라앉힐 수 있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하모니에 집중해달라”라고 재치를 발휘했다.
인순이는 이날 자신의 히트곡인 ‘아버지’와 ‘난 괜찮아’ 무대를 펼쳤다. 그는 애절한 감성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휘하며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데뷔 40여년이 된 관록의 가수의 노래에 객석은 조용히 감상의 시간을 가졌다. 살아 있는 전설에 대한 예의가 가득한 무대였다.
인순이는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면서 나태해졌을 때 ‘나는 가수다’ 무대에 서게 됐다.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됐다. 가슴을 열고 노래를 들어주는 여러분들 덕에 행복했다. 정말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무대는 윤도현이 이끄는 YB였다. YB는 뜨거운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들은 '박하사탕'과 '빙글빙글'을 열창하며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유도했다. 마지막 무대인만큼 호응도 역시 뜨거웠다. 윤도현은 "'나는 가수다'는 우리를 다시 일으켜준 프로그램이다. 별명도 생겼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12일 오전 9시 50분. / jmpyo@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