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나가수’, 관중 홀린 잊지 못할 순간 셋 [현장스케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08 06: 59

상암 한복판이 대형 노래방이 되는 순간, 상상이나 했을까. 가왕들의 축제, MBC 특집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레전드’가 가을 밤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상암 MBC 문화광장에서 열린 ‘나는 가수다 레전드’ 녹화 현장에는 3000명의 관객이 모였다.
이번 특집은 MBC가 상암 MBC 개국 1주년을 맞아 개최하고 있는 2015 DMC 페스티벌의 일환. 양파, 국카스텐, 서문탁, 소향, 소찬휘, 스윗소로우, 인순이, YB 등 8팀의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나는 가수다 레전드’는 경연이 아니었다. 순위를 가리는 것 없는 진짜 축제의 장이었다. 오후 7시 30분께부터 10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 펼쳐진 ‘나는 가수다 레전드’의 잊지 못할 순간을 방송 전에 미리 볼 기회다. 일단 방송은 오는 12일 오전 9시 50분이다.
# 내한 외국 가수만 가능해? 진정한 떼창은 이런 것

 
소찬휘는 다섯 번째 무대에 올라, 자신의 히트곡인 ‘티어스(Tears)’와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열창했다. 두 곡 모두 1990년대 히트곡이자, 국민 애창곡이었다.
그는 소름 끼치는 고음과 익숙한 멜로디로 관객석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나는 음악을 내세운 까닭에 객석은 뒤집어졌다. 하나둘 일어나더니 막춤을 추는 이들도 있었다. 관객은 일어나 ‘티어스’의 후렴구마다 함께 소리를 질렀다.
굳이 대형 전광판에 뜬 가사를 보지 않아도 모두들 “좐인한”을 외쳐댔다. 대표적인 노래방 애창곡인 ‘티어스’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소찬휘는 “‘티어스’는 태어나서 제일 많이 부른 곡 중에 하나다. 부를 때마다 한결 같은 반응이다. 오늘도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농담했다. 그는 “관객들이 내가 힘들게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감흥이 없다”라고 덧붙이며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관객은 큰 소리로 따라부르며 상암을 대형 노래방으로 만들었다.
# 화관과 화려한 드레스, 그리고 반전
 
한국의 디바, 인순이는 꽃으로 만든 화려한 왕관을 쓰고 등장했다. 초록색의 드레스를 입은 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인순이의 등장, 객석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진정한 가왕의 노래를 감상하는 관객 역시 예의를 지켰다.
인순이는 ‘아버지’를 애절하게 불렀다. 감정에 복받친 듯 무대가 끝난 후에도 한 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이후 반전의 무대가 펼쳐졌다. 그는 댄스곡인 ‘난 괜찮아’를 부르기 위해 드레스를 벗어던졌다. 이후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한 몸동작으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마치 요가를 보는 듯 허리를 제치며 놀라운 유연성을 보여줬다.
숨죽이며 그의 무대를 지켜보던 객석은 술렁거렸고 박수가 흘러나왔다. 평범한 무대를 만들지 않는 인순이의 깜짝 행위 예술은 이날 ‘나는 가수다 레전드’의 명장면이었다.  
# 네버엔딩 빙글빙글, 역시 국민 록밴드 YB
 
YB의 보컬리스트 윤도현은 ‘나는 가수다 레전드’ MC까지 맡았다. ‘정글의 법칙’ 내레이션과 ‘K팝스타’ MC, 라디오 DJ까지 진행 경력이 풍부한 윤도현. 그는 야외 공연 무대 진행을 재치 있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초반 다소 어색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올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박수를 유도하며 뜨거운 현장을 만들었다.
YB는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윤도현은 ‘빙글빙글’을 부르면서 관객을 ‘들었다놨다’ 했다. 후렴구인 ‘빙글빙글’을 몇 번이고 불렀다가, 멈추고 마치 앙코르곡을 부를 것처럼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관객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 윤도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빙글빙글’을 외쳤다. 마지막까지 뜨거운 열기의 중심에 윤도현과 YB가 있었다. / jmpyo@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