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정상회담’ G12가 본 ‘빨리빨리’의 빛과 그림자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08 06: 53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과거에는 성급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지만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쫓아가는 대한민국 고도성장이기도 한 ‘빨리빨리’ 문화는 어느새 대한민국의 대표 이미지가 됐다. 하지만 입버릇처럼 내뱉는 ‘빨리’라는 말이 한국 사람에겐 남들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는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 이런 ‘빨리빨리’ 문화에 대해 G12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는 한국 대표로 출연한 개그맨 허경환과 G12이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의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샘은 ‘빨리빨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가나 사람들이 계속 느긋하게 살아 왔기 때문에 발전을 하지 못했다며 ‘빨리빨리’의 힘으로 사회가 발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미는 ‘빨리빨리’에 따라오는 게 ‘대충대충’이라며 이를 반박했다. 제한돼 있는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기 위해 과정을 중시하지 않고 대충대충 하는 것 같다는 새미의 말에 샘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빨리빨리 하면서도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고, 안드레아스 역시 발전도 빠르고 변화도 빠른 요즘 시대에 그것을 쫓아가려면 ‘빨리빨리’가 필요하다며 긍정적 영향을 얘기했다. 또한 알베르토는 한국의 빠른 배달, A/S 서비스에 대해서 만족스러워 하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그림자는 있었다. 빠른 서비스가 소비자에겐 좋지만 일하는 사람에겐 힘든 문화일 뿐 아니라 과거 30분 안에 음식이 배달되지 않으면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던 서비스는 ‘빨리빨리’ 문화가 극단적으로 발전해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기도 했던 부정적 현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어 장위안은 한국인들은 빨리빨리 하고 싶으면서도 대충대충 하는 건 싫어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없어 행복도가 낮은 한국인의 삶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그는 한국에서 일할 때 가장 무서운 말이 지금 어디냐고 묻는 말에 가는 중이라고 답했을 때 “천천히 오세요”라는 말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진짜 천천히 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시간 맞춰서 안전하게 빨리 오라” 또는 “어디 한번 천천히 와봐”라는 속뜻이 담긴 이 말에 섬뜩함을 느낀다는 장위안의 말은 한국인으로서는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답변이었다. 타일러 역시 택시를 타고 내릴 때 빨리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대해 털어놓았고, ‘빨리빨리’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는 타일러의 말에 G12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끊임없는 발전과 경쟁을 위해 ‘빨리빨리’라는 말을 채찍삼아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는 한국인들. 하지만 때로는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걷거나 멈춰서는 여유도 분명 필요하다. 열심히 살아야만 삶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획일화 된 문화에 지쳐 있는 이들도 많을 터.  꼭 열심히 해야만 떠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문구가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빨리빨리’ 문화로 이뤄낸 고속 성장으로 세계 12위의 경제 강국이 된 만큼 이제는 여유로운 삶도 즐길 줄 아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본다. 대충 일한 사람도 떠나라, 바로 떠나라.
한편 ‘비정상회담’은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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