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신서유기’ 맞아, 강호동은 고생해야 제 맛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08 10: 56

방송인 강호동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박 2일’ 원년 멤버들이 뭉친 인터넷 방송 ‘신서유기’에서 자연스러우면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는 것. 아직 본격적인 유랑기가 방송되지 않았지만,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재미를 일으키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공개되는 ‘신서유기’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이자,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 1의 인기를 책임졌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의 재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일 뚜껑이 열린 ‘신서유기’는 별 것 아닌 중국 시안에서 게임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크게 웃길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중국으로 출발 전 함께 밥을 먹고,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준비 과정이 주로 방송됐는데 굳이 호흡을 맞출 필요가 없는 이들이 만드는 재미는 상당했다. 4년여간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장돌뱅이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던 이들은 인터넷 방송이라는 사실에 어색해 하면서도 이내 적응해 팔팔 뛰어다녔다.

특히 강호동은 “인터넷 방송이라고 해서 욕을 안 먹겠나?”라는 명언을 남기며, 방송 채널과 상관 없이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할 수밖에 없는 예능인의 웃기고 짠한 숙명을 드러내기도 했다. 덩치는 큰데 다소 모자란 구석이 있고, 심지어 최근 출연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안 되면서 기까지 죽은 맏형 강호동. 그런 강호동 앞에서 거침 없이 군대를 안 가면 교도소에 가야한다고 개그를 펼치는 이승기, 세월이 흘렀어도 엉뚱한 매력을 뿜어대며 강호동의 속을 긁는 은지원, 도박 물의 후 눈치 보는 게 습관이 돼 짠한 순간이 많은 이수근은 그렇게 별다른 준비 과정 없이도 웃음 가득한 조합을 만들었다.
 
편안한 가운데서 빵빵 터지는 웃음, 뭘 많이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웃긴 4명의 예능인과 나영석 PD는 그렇게 네티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무엇보다도 오랜 만에 찰떡 궁합의 동생들과 손을 맞잡으면서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강호동의 팔딱팔딱 살아숨쉬는 생기가 흐뭇했다. 인터넷 방송과 오랜 만의 여행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사실에 어색함을 숨기지 못했지만, 여전히 좌충우돌 사고 많이 치는 동생들을 이끄는 든든한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은 것. 물론 진행 한 번 하려다가 은지원에게 ‘옛날 방식’이라는 이유로 구박을 받고,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 사용법을 몰라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가 뿜어대는 활기 넘치고 건강한 웃음은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강호동은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카리스마 있는 진행을 하는 방송인. 여기에 다소 영특하지 못한 순간이 가끔 펼쳐지며, 힘이 넘치는 진행을 부드럽게 만드는 내적인 보완장치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 망가질 줄 알고, 가끔은 분노를 폭발하며 재미를 만드는 강호동은 돌발상황이 많은 야외 예능프로그램에서 힘을 많이 발휘한다. 몸을 쓰는 일이 많은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인간 승리의 정신을 보여주기도 하고, ‘신서유기’와 같은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며 ‘나도 저 무리에서 함께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시킨다.
‘신서유기’가 출발부터 큰 웃음을 만든 것은 이 같은 강호동의 장기가 잘 발휘될 수 있는 배경이었기 때문. 이미 4년여간 호흡을 맞춘 ‘1박 2일’ 제작진과 출연진이라는 점, 조금은 가볍게 내려놓고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점, 활력 넘치는 그와 잘 어울리는 야외라는 점이 강호동의 예능인으로서의 심장을 다시 활발하게 뛰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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