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윤은혜 vs 윤춘호 해명, 아 다르고 어 다르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08 19: 46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한류 여배우로서의 기품은 물론 디자이너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인 배우 윤은혜가 디자인 베끼기 의혹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은혜는 현재 중국 동방위성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신의 패션'에 출연중인데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주제로 한 흰색 코트가 1위를 차지하면서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디자이너 윤춘호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윤은혜가 자신의 의상을 그대로 베꼈다고 정면으로 공격하고 있다. 윤은혜가 조목조목 반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악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 말아달라" 같은 단정적 표현은 반감
사실 근래 들어 표절 의혹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서 당사자간 몇 번의 해명과 공식 사과를 거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그러려니하면서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은혜 측의 적반하장 격 해명이 화를 키운 듯하다.

윤은혜는 지난 6일 소속사를 통해 장문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전날(5일) 표절 의혹이 발생한 지 이틀 만으로, 사건이 터진 타 연예인들의 대처에 비해 다소 늦었다고 볼 수 있다. 윤은혜 측은 매회 경연 주제는 영화 1편과 부합시켜야 하는데 4회의 주제는 대자연이었고, 자기네 팀 미션은 눈(雪)과 사자를 옷에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조사 및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윤은혜는 '나니아 연대기'에 부합되도록 흰 눈과 사자를 표현하기 위해 화이트 컬러를 사용했고 사자의 털을 모티브 삼아 프릴과 수술을 이용한 의상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은혜는 보도자료에서 "최종적으로 2008 S/S 빅터앤 롤프의 10년 전 트렌드와 2014년 랑방 S/S 컬렉션을 보던 중 사자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의상의 팔 부분 깃털 장식을 보며 코트의 소매부분을 프릴장식으로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을 표절한 적도 없고 표절할 이유도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매 프릴의 위치와 형태는 유행하는 트렌드를 접목시킨 것이지 윤 디자이너의 의상을 따라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충분히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로 SNS를 통해 표절 논란을 제기하신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 더 이상의 컬렉션을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속담에도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았나. 같은 말조차 표현 방법에 따라 전달되는 의미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때때로 의도하지 않은 오해와 오역의 소지가 따른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표절 의혹을 받아 억울했다고 하더라고 자신의 명예를 홍보에 이용하지 말라고 한 것은 다소 거만하게 비춰질 수 있다. 감정이 섞인 표현 방식이 일부 반감을 이끌어낸 셈이다.
●의견이냐 or 사실이냐
사실 어떻게보면 윤춘호 디자이너의 행동도 어른스럽지 못했다.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침범한 것에 대해 정중하게, 공식적인 방법으로 다가갔어야 했다. 개인의 SNS를 통해 여론몰이를 할 일은 아니었다.
그는 윤은혜를 가리켜 "다른 여자분"이라고 지칭한다거나 "불쾌하다" "소름 돋는다" "뻔뻔하게"라는 둥 적나라한 표현을 썼다. 이같은 단어는 아무리 심성이 고운 사람이라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을 화법이다. 뻔뻔하다는 말을 했다는 것은 윤은혜가 베낀 것을 단정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윤은혜의 주장대로 그가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만든 옷일수도 있지 않은가. 이 역시 표현의 디테일에 따라 평가가 엇갈렸다.
한국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측 관계자는 "이번 윤은혜 씨 의상 표절 의혹과 관련해 연합회 측에서는 아직 어떤 입장도 표명하기 힘들다"며 "향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지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억울한 마음을 호소하는 윤은혜와 트위터 발언 이후 입을 닫은 윤춘호 디자이너 사이의 표절 공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단언컨대 윤은혜가 디자인을 베꼈든 안 베꼈든 관련 없는 제3자가 판단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이해당사자가 결정할 몫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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