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은혜가 중국 동방TV ‘여신의 패션’에서 1위를 차지한 의상이 표절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표절을 제기한 윤춘호 디자이너와 표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은혜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윤춘호는 지난 4일에 이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은혜가 스타일리스트 노광원 씨와 함께 만든 의상이 자신의 브랜드 아르케 의상을 표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4일 표명이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면 2차 표명 글은 왜 이 의상에 대해 표절이라고 의심하는지 조목조목 적혀 있다. 윤춘호는 ‘여신의 패션’ 출연 제의를 받았으며, 윤은혜가 지난 해 아르케 의상을 협찬받았고, 홍보에이전시를 통해 표절 제기를 했음에도 윤은혜와 노 씨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은혜가 디자인한 의상과 아르케의 의상이 디자인과 색깔, 분위기가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하며,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형식적인 사과와 해명일 뿐이라도 듣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답해 했다. 아울러 윤춘호는 컬렉션을 앞두고 홍보를 위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윤은혜의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컬렉션 또한 연예인을 홍보로 이용하는 행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르케가 노이즈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고, 어엿한 홍보 에이전시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춘호는 마지막으로 “표절에 관한 문제는 국내디자이너에게는 치명적”이라면서 “정의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이 되기를 바라는 바”라고 강조했다. 윤춘호의 2차 표명은 표절 의혹 제기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시선, 표절 의혹 제기 전 윤은혜 측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담겨 있다. 또한 왜 표절이라고 여기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어 있다.
그의 표명 후 윤은혜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해진 분위기다. 윤은혜는 지난 4일 처음 표절 의혹이 불거진 후 이틀 만인 지난 6일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억울한 감정을 토로했다. 충분한 자료 조사를 통해 직접 디자인한 의상이고, 문제가 된 프릴 장식은 일반적인 장식이라는 설명이었다. 또한 윤춘호의 표절 의혹 제기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박을 해 논란을 키웠다.
당시 윤은혜는 “저희 입장에서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이 문제에 대하여 왜 직접적으로 회사와 소통을 하지 않고 또 스타일리스트에게 어떤 연락도 없었냐는 것”이라면서 윤춘호의 표절 의혹 제기에 저의가 있다는 식의 설명을 곁들어 부정적인 여론을 키웠다. 특히 “마지막으로 충분히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로 SNS를 통해 표절 논란을 제기하신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더 이상의 FW 컬렉션을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라고 덧붙여 논란이 됐다.
사실 현재 윤은혜의 표절 시비는 진위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그가 표절을 했든, 아니든 보도자료를 통해 윤춘호의 표절 의혹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문제 제기를 한 것이 역풍이 됐다. 많은 이들이 “의도를 했든 아니든 비슷한 디자인의 의상을 제작해 표절 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는 식이라도 깔끔한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명을 위한 보도자료가 논란을 더 키우고, 오히려 표절 시비에도 뻔뻔한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사실 한 작품에 있어서 표절 문제는 확실한 시시비비를 가리기 쉽지 않다. 윤은혜가 표절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윤은혜의 경우에는 후속 대응에서 명백한 실수를 했다. 이제는 그가 설령 표절을 하지 않았다고 객관적인 판정을 받더라도, 싸늘한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은혜가 미처 알지 못한 사이, 윤춘호는 물론이고 대중과 소통하고 설득하는데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은 분명하기 때문. 윤춘호의 표명 글에는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히 알고 자신의 논리를 펼쳐내는데 효과적인 설명이 있다. 윤은혜의 해명 글에는 억울한 감정 토로만 있을 뿐, 대중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상황 판단이 부족한 설명이 겉돌고 있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