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베이식이 엠넷 '쇼미더머니4' 우승으로 가수 활동에 날개를 달았다. "'쇼미더머니4' 출연 이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나"란 질문에 "사람들이 좀 알아보는 것 빼고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라고, "상금은 어떻게 쓸 건가"란 질문에는 "아직 정산을 못 받았다"라며 웃어보이는 베이식의 모습에서는 승자의 패기보다는 막 힘든 일을 다 치르고 나온 선수의 안도감과 차분함이 더 느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하지만 대중이 열광하는 '쇼미더머니4'의 우승자. 보통 '쇼미더머니'가 힙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래퍼나 마니아들,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쇼미더머니'가 보여주는 힙합의 한정성을 비판하며 그들이 시장의 확대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에는 정작 승자의 말은 빠져 있다. 물론 승자는 1명이고 탈락자는 다수일 수 밖에 없지만, 서바이벌에서 마지막 생존자를 빼 놓고 경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다.
"우승자의 말을 들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란 기자의 말에 베이식은 "긍정적이라고 본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어쨌든 한국에서 이 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힙합프로그램도 없고 시즌 4개가 나오면서 빛을 본 래퍼들도 많다"라며 "물론 마니아들은 욕할 수 있다. 래퍼들은 워낙 가치관이 각자 달라서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한데, 무작정 욕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 자기가 생각하는 멋있는 힙합이 안 보여져서 화를 내는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이 나와서 멋있는 걸 보여줬음 좋겠다"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쇼미더머니'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더불어 "나도 능력이 안 돼서 멋있는 랩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주일마다 무대를 준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라며 "멋있는 래퍼들이 많은 걸 아니까 그들이 나와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힙합팬으로서의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앉아서 욕하는 건 누가 못하나"라는 것이 그가 덧붙인 말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내 디스 배틀 같은 다소 자극적인 미션에는 래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부딪힐 수 밖에 없음도 인정했다. 베이식이 프로그램 전부터 가장 좋아하는 래퍼 중 한 명이던 릴보이와는 디스 배틀 이후 오랜시간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 디스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공연에서 '거북선'에 관객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며 느낀다. 그 분들이 '거북선'이 힙합이 아닌데 좋아하는 게 아니듯이, 힙합이면서도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이식은 현재 '쇼미더머니4' 콘서트에 참여 중이다. 최근 서울 공연을 성료했고 이어 다가오는 미국, 부산 공연을 통해 열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 nyc@osen.co.kr
R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