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케 윤춘호 디자이너가 윤은혜 표절 논란에 다시 입을 열었다.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첫 SNS 글과는 완연히 다른 모양새다. 감정을 누르고, 브랜드의 공식 입장이라는 무게를 담아 내보낸 글에는 이번 일을 끝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관심을 끈다.
이번 입장은 윤은혜의 해명 자료를 완전히 반박하는 내용. 하지만 표절 논란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윤은혜는 이번 윤춘호 디자이너의 입장 표명으로 또 한 번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게 됐다. 윤은혜가 이번에는 대중을 설득할만한 입장을 밝힐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윤춘호 디자이너는 8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번 일이 어떻게 벌어지게 됐는지부터 상세히 적었다. 윤춘호는 문제가 된 중국 동방TV 디자인 서바이벌 '여신의 패션'(여신적신의, 女神的新衣)에서 나온 옷이 아르케 컬렉션 의상과 동일한 의상이냐는 제보를 받고, 영상으로 확인하게 됐다는 것. 윤은혜는 이 프로그램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주제로 하얀색 코트에 날개 모양의 레이스를 달아 1위를 했다.
이에 그는 직후 윤은혜의 스타일리스트이자 현재 방송에 함께 출연 중인 노광원의 팀으로 연락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노광원 실장님과 윤은혜 씨의 공동 작품'이라는 직원들의 답변을 들었다면서, 윤은혜 측이 불쾌함을 표현했던 '일방적인 SNS를 통한 입장 표명'이라는 말에 반박했다. 또 윤춘호는 이후 자신이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노광원이 에이전시 측으로 연락해 "나는 아르케를 보지 않았다. 오해다. 하지만 누가 이걸 만들자고 했는지 말할 수 없다"는 애매한 해명을 했음을 추가해 관심을 끌었다.
또한 윤춘호는 윤은혜가 "소매 프릴의 위치와 형태는 유행하는 트렌드를 접목시킨 것이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과 팔의 위치가 흡사하고, 흰색 색상이 같아 더 흡사해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한 것과 관련, "동의한다"면서도 "코트라는 아이템이 베이스가 됐다는 점, 오버사이즈 핏의 코트 실루엣이 같다는 점 , 프릴의 형태, 볼륨, 길이, 소매에 프릴이 부착된 위치, 어깨 패턴이 드롭 되는 형태 등이 두 의상에서 똑같이 나타난다면 결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했다.
표절 의혹이 일어난 두 의상에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소매에 똑같은 형태와 길이로 들어간 프릴이 디자인 요소의 핵심이며, 이는 아르케 15FW 컬렉션의 메인 디테일이라는 것. 윤춘호는 윤은혜가 참조했다는 다른 해외 컬렉션의 예시에 대해 "프릴을 사용한 다른 의상의 예시로 논점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특히 윤춘호는 윤은혜 측이 노이즈 마케팅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 "윤은혜라는 이름으로 노이즈 마케팅 할 이유와 목적이 없으며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해 아르케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전혀 없다. 그 어떤 디자이너도 이러한 논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면서 홍보하는 일은 없다. 표절에 관한 문제는 국내디자이너에게는 치명적이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윤춘호는 앞서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중국 패션방송에 우리 옷이 나왔다고. 그냥 협찬이 나갔나 하고 넘겼는데 다른 여자 분이 만든 옷이었단다"라며 "FW 한 시즌 비즈니스와 컬렉션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을 그들은 이렇게 쉽게, 이렇게 뻔뻔하게. 그냥 힘 빠진다"라고 적었던 것에서 자신이 SNS를 통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세세하게 밝혀 윤은혜 측에 다시 해명의 장을 마련했다.
윤은혜는 7일 윤춘호의 표절 의혹에 대해 표절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윤춘호의 문제 제기에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고, 그의 주장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몰고가 대중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윤춘호와 윤은혜 둘 다 첫 입장에서 감정을 앞세웠지만, 윤은혜의 입장에서 유독 갑의 오만한 시선이 읽히면서 반감을 불러일으켰던 것. 또 윤은혜의 표절이 아니라는 해명 또한 대중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윤은혜는 진정성에 크게 흠집을 입은 상황이다.
어찌 됐든 윤은혜에게 다시 공이 온 상황이다. 윤은혜가 안 하니만 못한 해명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이번 윤춘호의 입장에 다시 한 번 자신의 목소리를 전할지, 절호의 기회이자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윤은혜 측의 입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jykw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