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신서유기’가 보여준 정답, 방송사 이름 개나 줘버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09 15: 58

인터넷이라고 해서 욕을 안 먹는다고? 방송인 강호동의 날카로운 지적처럼, ‘신서유기’는 굳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방송의 전파를 타지 않아도 보고 싶은 콘텐츠는 본다는 진리를 증명했다. ‘신서유기’의 예견된 성공은, 굳이 방송사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계기가 되고 있는 것. 프로그램 자체가 얼마나 큰 재미로 무장했는지, 포장보다는 내용물 자체가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말이다.
강호동은 지난 4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첫 공개된 ‘신서유기’에서 예능인으로서 냉철한 판단력이 담긴 명언을 남겼다. 간단한 게임에서 이기면 이수근의 몸에 부착된 저주파 치료기를 운용할 수 있는 리모컨을 주겠다고 나영석 PD가 말을 하자, “인터넷으로 한다고 해서 욕을 안 들어먹는다고?”라면서 인터넷 방송이든 우리가 흔히 보는 TV 프로그램이든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매한가지라는 것을 지적했다. 행여나 자신이 이수근에게 자극을 주는 리모컨을 마음대로 사용하다가 욕을 먹는 것이 아니냐는 웃음기 가득한 걱정이기도 했다.
강호동의 말대로 굳이 TV 시청을 통해 ‘신서유기’를 만나지 않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보고자 하는 이들은 네이버에서 신서유기 보는 법을 검색해 시청하고 있다. 강호동의 날카로운 현실 직시 농담에 크게 웃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지상파 방송으로 포장된 게 아니라고 해서, 심지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케이블 방송도 아니라고 해서 웃지 않는 등 달라질 것은 없는 것. ‘신서유기’ 자체가 재밌어서 보려고 하는 이들은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검색해 언제 어디서든 감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첫 방송부터 다음 날까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역시나 ‘1박 2일’ 영광을 이끌었던 제작진과 출연진의 재회는 흥미로웠다는 호평을 받는 것도 방송사 이름과 방송 형태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 재밌는 프로그램, 공감하고 위안이 되는 프로그램이라면 굳이 지상파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지 않더라도 찾아서 볼 사람은 찾아본다는 것 새삼스럽지만 달라진 방송 환경이기도 하다.
‘신서유기’의 수장인 나영석 PD는 KBS에서 ‘1박 2일’의 흥행을 이끈 후 tvN으로 이적했다. 이후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 그리고 이번에 ‘신서유기’까지 대박을 터뜨리며 지상파를 위협하는 영향력을 가진 예능프로그램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이제는 더 이상 실시간 시청률이 의미가 없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지 척도가 되는 인터넷 화제성이 중요한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상파와 케이블방송, 그리고 종합편성채널의 구분이 무의미해졌고 모든 채널이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 박터지게 싸우는 무한경쟁시대가 됐다. 여기에 이번에 ‘신서유기’까지 성공하며 방송사 채널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전용 방송이라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반복 시청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한편 '신서유기'는 '리얼 막장 모험 활극'을 표방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과거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국민 예능'으로 불렸던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시즌1의 연출자 나영석, 예능 고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의기투합했다. 중국 시안을 배경으로 멤버들이 게임을 하며 유랑을 하는 과정을 담는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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