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은 음방(음악방송)이 아닌 ‘직캠’이 찾았다. 걸그룹 여자친구의 ‘직캠’ 영상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그로인해 여자친구는 음원 사이트에서 ‘역주행’이라는 성적을 이뤄내며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됐다. 이미, 비슷비슷한 걸그룹 사이에서 주목할 만한 신인으로 두각을 냈던 이들이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진 ‘잭팟’은 이 패기 넘치는 걸그룹의 새로운 면을 보게 만들었다.
여자친구는 9일(한국시간) 갑작스럽게 미국 타임지, 빌보드지, 영국 데일리 메일, 미러 등 유수 외신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지난 5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SBS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무대 때문이다. 여자친구 멤버들은 이 공연 당시 빗속에서 무대를 선보이다가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해 수차례 넘어졌다. 하지만 꿋꿋하게 다시 일어나 끝까지 무대를 마치며 프로정신을 보여줬고, 무대가 끝난 후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내려가는 이들에게 객석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 같은 모습은 이른바 ‘직캠’이라고 부르는 영상을 통해 퍼져나갔고, 급기야 외신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타임지는 이들에 대해 “여기 8번 넘어진 K팝 가수가 당신의 하는 일에 꾸준히 전진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줄 것이다”라며 칭찬을 했다. 이밖에도 뉴질랜드, 호주, 네덜란드, 중국, 일본은 물론 이스라엘, 멕시코, 러시아 등에서도 여자친구의 영상이 끊임없이 공유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250만건, SNS 조회수도 300만을 넘으며 의도치 않은 화제를 얻었다. 그로 인해 여자친구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고, 이미 지난 6일 ‘오늘부터 우리는’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 했음에도 음원차트 ‘역주행’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20~30위권을 유지했던 순위가 10위권으로 껑충 뛰며 예상 못한 효과를 본 것.
놀랍게도 여자친구의 이런 행보는 ‘직캠’과 ‘역주행’의 아이콘인 EXID와 비슷해 눈길을 끈다. EXID는 ‘위아래’를 추는 멤버 하니의 섹시한 모습이 담긴 ‘직캠’ 영상이 화제가 되며 주목을 받았다. 활동이 끝난 지 시간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EXID는 갑작스럽게 화제를 얻은 이 ‘직캠’ 영상으로 음원차트에서도 ‘역주행’을 이뤄냈고, 끝내 1위에 오르며 감동적인 성공 신화를 썼다. 그 후 이 ‘직캠’ 영상은 EXID가 얻은 팬덤에 든든한 초석이 돼줬다.
두 ‘직캠’의 성격은 확실히 다르지만, 일단 공식적인 방송이 보여주지 않은 제3의 ‘시각’을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점을 공유한다. 즉, 일반적인 방송에서 알아볼 수 없었던 이들의 매력은 ‘직캠’을 통해 빛을 발했다. ‘직캠’이 아니었다면, 비슷비슷해 보이는 걸그룹들 속 골반댄스를 추는 EXID의 섹시한 매력,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추는 여자친구의 긍정적인 태도 등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될성부른 떡잎을 본의 아니게 ‘직캠’이 찾아낸 셈이다. 두 걸그룹이 만든 기회는 결코 운이 아니다. 다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볼 수 없을 모습들을 ‘직캠’이 보여준 것 뿐이다. /eujenej@osen.co.kr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