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 아.이.콘 [아이콘 데뷔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10 08: 17

'오오, 드디어 나오는 건가요?'
데뷔가 이처럼 뜨거웠던 신인 그룹이 있을까.
YG서바이벌 프고르매 '윈' 방송 때 어떤 팬들은 '내가 연습생을 빨 줄이야'(좋아할 줄이야)라고 씌여있는 팻말을 흔들며 좋아하는 팀을 열심히 응원했었다. 지금은 연습생 때부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개인 실시간 방송 등을 통해 팬덤을 모으는 전략이 필수처럼 됐지만 '윈' 당시에만 해도 어느 정도 생소한 풍경이었다.

A팀이 이기고 위너가 됐고, 지금은 아이콘이 된 B팀은 해체와 재정비의 기로에 놓였다. '작은 아이들'을 응원했던 팬들은 울었고 멤버들은 멘탈을 강하게 다져야 했다. 그러다가 팬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고 간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으니, 또 하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앤매치'가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B팀에게는 아이콘이란 새 팀명이 생겼지만, 멤버 재정비가 이뤄진다는 또 한 번의 청천벽력같은 소식은 멤버들과 팬들은 '멘붕'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기존 6명에서 7명이 됐다. 비아이, 바비, 김진환,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에 '믹스 앤 매치'를 통해 선발된 정찬우가 추가됐다. 철렁이던 팬들의 마음은 다행히 들어온 사람은 있어도 나간 사람은 없어 안도했다. 하지만 데뷔는 언제일지 알 수 없었고 멤버들의 가슴 속에는 데뷔를 꼭 하고 싶고 해야한다는 절실함과 더 잘 해야한다는 독기가 가득해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아이콘은 팬덤을 넘어 대중의 인지도를 높여갔다. 비아이와 바비가 엠넷 인기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3'에 출연했고, 바비는 무려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바비의 우승은 상징적 의미가 있었는데, 그는 아이돌 래퍼의 편견을 벗게 하는 데 큰 일조를 했다. 가히 말그대로 서바이벌프로그램의 아이콘이다.
또 광고 모델로 나서 화보 촬영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V앱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소탈하고 일상적인, 그러면서도 비글미가 넘치는 멤버들. 이들은 '믹스앤매치'에서 자작곡 '기다려'란 곡을 공개하며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생겼는데 잊혀질까봐 겁난다. '기다려'가 아니라 '기다려주세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걱정과는 다르게 멤버들은 이미 신인 같지 않은 신인으로 존재감을 키워갔다.
아이콘이 9월 15일 데뷔일을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에도 업계나 팬들을 포함한 대중은 쉽게 이 말을 믿지 못하는 듯 했다. 워낙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데 탁월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플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YG의 아이콘 데뷔일 공식 발표가 이어졌고 그렇게 아이콘은 새로운 시작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윈' 기준으로부터 2년만이다. 이렇게 보는 이들에게 데뷔를 간절하게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일면 놀랍다.
아이콘의 오랜 시간 데뷔 준비에는 이유가 있었다. YG의 수장 양현석 대표는 "아이콘은 결성 후부터 지속적으로 50곡 가까이 계속 곡을 만들어와서 왔다. 들고 온 곡을 다시 돌려보내는 반복적인 훈련으로 현재 독기만 남은 상태다. 이렇게 작사, 작곡 훈련을 거듭했다"라고 아이콘 멤버들의 훈련 과정에 대해 전했다. 이는 양 대표가 빅뱅 멤버이자 아이돌 뮤지션의 아이콘이 된 빅뱅 지드래곤을 훈련시키던 방식이기도 하다.
양 대표는 "훈련을 거쳐 아이콘의 모든 멤버들이 곡 작사·작곡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올 여름부터는 드디어 곡을 직접 쓸 수 있을 정도가 됐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그 때 데뷔일을 9월 15일로 확정한 것"이라고 말하며 아이콘의 데뷔까지의 기간이 길었던 이유, 그리고 결정적으로 9월 컴백일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YG의 가수들은 단순히 곡을 부르는 게 아니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그런 방식을 지향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아이콘의 데뷔 플랜 역시 빅뱅과 닮았다. 빅뱅에 이어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것. 15일 데뷔 싱글 발표 후 내달 1일 데뷔 음반에 절반인 하프 음반을, 오는 11월 2일 정규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데뷔 음반명은 '웰컴백(WELCOME BACK)'으로 12개 전곡이 멤버들의 자작곡이다. 10월 3일 오후 6시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콘서트를 개최한다. 전에 볼 수 없던, 사이즈 다른 신인의 행보다.
양 대표는 "YG가 빅뱅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빅뱅이 YG를 만들었다. 아이콘도 YG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던 바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기다렸다 아.이.콘. / nyc@osen.co.kr
YG엔터테인먼트, 네파, V앱 영상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