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 랩스타’가 시즌 2로 돌아온다. 6개월 전 여성 래퍼들의 랩 대결은 예상 못한 성공을 거뒀다. 일명 ‘기가 센’ 래퍼들이 대놓고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고, 랩을 통해 싸움을 거는 구성. 힙합의 '힙'자도 모르는 일반 시청자들이 엠넷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를 재밌게 보는 이유는 이랬다.
11일 첫 방송을 하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는 기본적으로 시즌1과 마찬가지로 앨범 발매의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다. 시즌 1의 묘미는 그동안 한국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단순히 ‘욕받이’ 악녀로 다뤄졌던 욕심 많고 기가 센 여성들이 호감을 얻었다는 것. 보통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지나치게 목표가 뚜렷하거나 성과를 이루기 위해 욕심을 뿜어대는 참가자, 특히 여성은 비난의 중심에 있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수단으로 이 같은 악녀를 설정하고, 일명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했던 일이 많았다. 여성 참가자들의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경쟁심이 강하면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시청자들이 많았는데 ‘언프리티 랩스타’는 이 같은 선입견과 편견을 날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시즌1에서 제시는 육지담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출연자와 기싸움을 벌였고, 타이미와 졸리브이는 대놓고 서로에게 욕지거리를 했다. 제시는 랩 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른 참가자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경쟁심 혹은 적개심을 드러내며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신랄한 욕이 섞여 있는 비난 랩은 ‘디스전’이라는 이름으로 수없이 펼쳐졌다.
분명히 그 동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론 형성 수순이라면, 논란이 일고 출연자들이 사과를 해야 할 정도로 시끄러울 일이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대중은 이들의 살벌한 비난 랩에 열광했고, 속시원함과 통쾌함을 느꼈다. 참가자들이 욕심을 부리는 게 용납이 됐고, 솔직한 모습으로 보였다.
평소 자신의 뜻대로 사는 이보다 늘 눈치 보고, 억눌리는 삶을 사는 이들이 많을 터. 세상을 향해 대차고 용기 있게 소리 한 번 지르기 힘든 많은 시청자들은 할 말은 하고 언제나 당당한 래퍼들에게 열광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그렇게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능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제시의 ‘이건 경쟁이야(This is competition)’는 유행어가 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래퍼들에게는 센 언니들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악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흥행을 책임지고 반드시 탈락한다는 공식이 깨졌다. 우승자 치타는 물론이고 끝까지 살아남은 참가자는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운 이들이었다.
다시 돌아오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즌을 거듭될수록 더 극성이 센 만큼 시즌2는 첫 시즌보다 좀 더 강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연자 역시 늘었다. 헤이즈, 캐스퍼, 애쉬비, 효린, 길미, 안수민, 예지, 키디비, 수아, 유빈, 트루디 등 총 11명의 래퍼가 출연한다. 시즌 1이 8회에 걸쳐 방송됐다면, 이번 시즌은 총 10회다. 첫 방송은 11일 오후 11시.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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