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싱어', 최고만 모이니 좋지 아니한가[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10 09: 00

많은 사랑을 받은 최고만 모이니 '히든싱어'만의 긴장과 재미가 한층 강화됐다.
JTBC 예능 '히든싱어' 시즌1부터 시즌3까지 통틀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가수들과 그들의 '판박이' 모창능력자들이 한데 모여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다.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합숙 훈련에 링커 투혼을 펼친 것도 모자라 새 앨범 발매를 앞둔 한 가수는 모창 능력자와의 노래 연습에 더 치중했다는 후문이다. 최정예 멤버들의 대결인 만큼 승부를 가릴 수 없는 완벽한 무대가 감탄을 자아냈다.
'히든싱어4' 방송을 앞두고 특별 기획된 '도플싱어 가요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특집은 그동안 '히든싱어' 시즌1~3에 출연했던 화제의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가 한 팀이 되어 원조가수의 노래를 듀엣으로 부른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였기에 그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윤민수와 '작곡가 윤민수' 김성욱, 장윤정과 '새댁 장윤정' 오예중, 이수영과 '판매원 이수영' 우연수, 임창정과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 휘성과 '사랑해 휘성' 김진호, 이재훈과 '성수동 이재훈' 임재용, 환희와 '나이트클럽 환희' 박민규, 이승환과 '발전소 이승환' 김영관 등 8팀이 참가했다.
첫 번째 무대는 환희와 박민규. 두 사람은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가슴 아파도'를 불렀다. 한 소절씩 번갈아가며 부르는 모습이 전 시즌 우승자임을 오롯이 증명해냈다. 노래를 마친 환희는 "쳐다봐도 (박민규 씨가) 저를 잘 안본다. 싫은가보다"라고 농담했고, 이에 박민규는 "이렇게 같이 노래를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0월에 콘서트를 앞둔 환희는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박민규가 환희를 따라하고, 환희가 그런 박민규를 또 다시 따라하는 말 그대로 '도플갱어'다운 무대였다.
이어 무대에 오른 팀은 장윤정과 오예중이었다. 두 사람은 장윤정의 '초혼'을 부르며 간드러진 목소리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창고'를 부르면서 신나는 댄스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노래를 마친 장윤정은 "사실 오늘 제가 행사가 2개나 잡혀있었는데 '도플싱어 가요제'에 나오지 않으면, 예중 씨가 여기 나올 기회가 사라지니까 녹화 앞 뒤로 한 건씩만 (행사를)하기로 하고 여기에 왔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가수로 데뷔해 앨범을 냈다는 오예중은 자신의 타이틀 곡을 깨알 같이 홍보했다.
세 번째 무대는 역대급 싱크로율로 시청자들을 혼동에 빠뜨렸던 이재훈과 임재용이 꾸몄다. 두 사람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똑 닮은 외모로 눈길을 모았다. '애상'을 부른 두 사람은 쿨의 멤버 김성수와 유리의 지원 사격을 받아 완전체로 한 무대에 섰다. 오랜만에 뭉친 쿨이 90년대 추억을 자극하며 흥을 돋우었다.
결혼 후 미국에 살고 있는 유리는 "미국에서는 한국이 너무 그리워서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안 봤다. 그래서 '히든싱어'도 못 봤다. (재훈오빠에게)미안한 마음에 직접 나오겠다고 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날 골프선수 출신인 유리의 남편도 아내가 무대에 선 모습을 모습을 보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는 "와이프가 무대에 선 게 너무 좋다"면서 "쿨을 완전체로 보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정말 좋은 무대였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임창정과 조현민이 네 번로 무대에 올랐다. 역시나 통 안에 든 두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은 호흡과 톤이 한결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2번 통에 임창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갑자기 그가 1번 통에서 걸어나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는 제작진의 계략. 임창정과 조현민은 혼동을 유발하기 위해 안에서 자리를 옮겼던 것이다. 두 사람은 사람들을 속인 것에 크게 기뻐하며 끝까지 깨알 같은 개그로 웃음을 안겼다.
이어진 2부 무대에서는 휘성 팀이 '결혼까지 생각했어'를, 이수영 팀이 '휠릴리'를, 윤민수 팀이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이승환 팀이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모창 능력자들과 함께 불렀다.
'도플싱어 가요제'는 추석 특집으로 기획된 것이었지만 본 프로그램 못지않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히든싱어' 시즌4는 이제 그 대장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간의 시즌에서 볼 수 없었던 인기 가수들의 출연으로 앞으로의 무대는 더욱 쫄깃해질 전망이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최고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히든싱어' 시즌4를 지켜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최고들이 펼치는 무대의 향연, 지금부터 시작이다.
'도플싱어 가요제'는 추석 연휴에 이틀에 걸쳐 방송되며, '히든싱어4'는 10월 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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