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사이코, 김서형이 온전한 정재영의 편이 돼 흐름을 바꾸고 있다. 이지적인 외모와 변호사 출신의 야무진 화법으로 인기를 끈 그는 친청계 장현성에게 버림받은 후 정치 인생을 포기하려고까지 했지만, 정재영의 신뢰감 있는 모습에 딴청계로 적을 옮기기로 했고 여기서 그의 남은 정치 인생을 불사르고 있다.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멋진 언니, 김서형의 활약은 보는 이를 통쾌하게 한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에서는 뇌물수수 혐의로 구치소에 갇힌 상필(정재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상필은 도현(장현성 분)에게 매수된 한미은행 총장의 거짓 증언으로 인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누명을 쓴 것. 이에 찬미(김서형 분)가 나섰다. 찬미는 도현의 공격에 잠시 몸을 숨겼고, 이들이 방심했을 때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찬미는 한미은행 총장이 도현 측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입수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상필이 누명을 썼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찬미와 상필을 짓밟으려던 도현은 오히려 그의 정치 인생이 끝나게 된 셈. 특히 찬미와 인경(송윤아 분)의 합동 플레이는 서로 다른 캐릭터에서 오는 케미가 더욱 빛나며 이들 딴청계의 활약을 응원하게 했다.
특히 김서형은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에 카리스마를 더해 극을 쫄깃하게 완성한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긴장감 넘치는 자리에서, 기자들을 향해 "1면 톱기사 비워두라"고 농담하는 여유 있는 모습, 또 보좌진에게 눈을 부라리면서 톰과 제리같은 호흡으로 웃음을 안기는 모습, 여기에 마이크 앞에 섰을 때는 시선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카리스마까지 뿜어내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정확한 논리를 전달하는 명쾌한 발음과 날카로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상대방이 긴장했을 때 자신감 넘치게 웃어보이는 여유까지, 김서형의 또 다른 색의 카리스마는 캐릭터의 성장과 더불어 우아하고 강력하게 발휘되고 있어 흡인력을 높인다./jykwon@osen.co.kr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