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2 첫방①] '논란'은 이번에도 반복된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9.11 07: 33

"논란은 이제 없을 것."
시즌2로 돌아오는 '언프리티 랩스타' 연출을 맡은 Mnet 고익조 PD가 제작발표회 당시 했던 말이다. 시즌1 때 경쟁이 과열되면서 참가 래퍼간 인신공격, 욕설과 손가락욕이 난무하며 수위를 넘나들더니, 결국 비프음과 모자이크 처리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인 셈이다.
'논란'이 없을 것이라는 제작진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논란'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특유의 까칠거리는 프로그램의 맛도 왠지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 힙합 문화에 녹아있는 '디스(diss)'에 대한 리스펙트가 이미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기저에 충분하게 드리워 있고, 그것을 통해 어느 정도 논란까지 즐겨줄 태도를 장착하고 있기도 하다.

Mnet 제작진이 방통심의위로부터 지속적인 징계를 받음에도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언프리티 랩스타'의 전신이기도 한) '쇼미더머니'에서 4번의 시즌마다 '논란'을 꾸준히 반복 생산해왔던 것도 그런 이유다. 아마도 논란을 덜어내 스포트라이트를 아예 못 받게 되는 것보다, 오히려 그 논란을 이용한 화제성 생성이라는 카드를 과감하게 택한 듯한 분위기랄까.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웹상에서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장이다. 이는 '언프리티 랩스타'에도 접목 가능하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늘 똑같은 '논란'을 반복한다고 말이다.
방송 전부터 눈에 보이는 논란거리들 벌써 수두룩하다. 걸그룹 멤버를 포함, 이미 인지도를 충분하게 쌓은 참가자들이 다수 참가한다는 게 우선이다. 원더걸스 유빈, 씨스타 효린, 그룹 클로버로 활동했던 길미, 피에스타 예지 등 굳이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으로 방송 활동이나 무대 활동이 충분히 가능한 이들이 '언프리티 랩스타2'에 대거 합류해 인지도 낮은 래퍼들의 밥그릇을 뺏어가는 것 비아냥도 들린다.
Mnet 제작진의 입장은 한결같다. "애초에 '알려지지 않은 래퍼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도' 자체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한국에도 여러 장르의 음악이 있고, 그중에는 힙합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나치게 (장르를) 편식하지 말고 '이런 음악도 들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마음에 래퍼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것.
Mnet 한동철 국장은 "보컬인데 랩에 대해 관심이 있고 서바이벌에 도전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고 싶은 효린이나, 전혀 알려지지 않아 더 기대되는 트루디나, 우리 제작진 입장에서는 다 같은 심정으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일단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이들이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미션을 수행하며 욕을 뱉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면 곧장 다양한 논란들이 발생할 게 불보듯 뻔하다. 또 아직 과거의 행적들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누군가의 부적절한 행실이 첫방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올라, 갑론을박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소속사들간의 힘겨루기나 Mnet 측의 '악마의 편집', 또한 투표 제도가 도입됨과 동시에 실력이 아닌 인기 투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게다가 이번엔 '팬덤'을 보유한 인기 걸그룹 멤버까지 포함돼 있으니 말이다.
작금의 상황들을 보고 있노라면 '언프리티 랩스타' 팀은 아마 이제는 '논란 그 까짓껏 한 번 즐겨보자'는 수준의 경지까지 오르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왕 불거질 논란이라면, 단순 1회성 논란을 위해 급조되거나 조작된 게 아닌, 열심히 하려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그런 논란이길 바란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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