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파워 지구인 "'쇼미4'로 많이 얻었다..릴보이 패기 배워"[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9.11 07: 06

힙합그룹 리듬파워 멤버 지구인은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4'로 더 유명해졌다. 워낙 '핫'한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지구인의 존재감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 것. '쇼미더머니'가 요즘 가요계, 힙합신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프로그램을 마친 지구인에게 좋은 배움의 장이 됐다.
지구인은 '쇼미더머니4' 디스 팀배틀에 이은 1차 경연에서 최종 탈락을 했다. 탈락이지만 쟁쟁한 래퍼들의 대결 속에서 확실히 인지도를 높인 것은 사실이다. 지구인 역시 '쇼미더머니'가 힙합을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순기능을 했다고 말했다.
"순기능이 있죠. 힙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잖아요. 저 같이 인지도 없는 래퍼들이 나가서 인지도를 얻었고, 파워가 세기 때문에 스타가 탄생하죠. 계기를 만들지 않으면 기회는 없어요. 저희도 나가서 실패도 겪어봤고, 부딪혀 보자고 한 거죠."

'쇼미더머니4'를 마치고 마침 첫 번째 솔로음반을 발표한 멤버 행주와 함께 만난 지구인은 똑 부러지는 자기주장에 유머도 있고, 열정도 가득한 뮤지션이었다. '쇼미더머니4'를 통해서 어린 시절의 패기와 열정을 다시 배웠다고 말하는 그는 2년 후 리듬파워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쇼미더머니4'를 하면서 얻은 게 많아요. 스물다섯살 때 패기 있고 만만하고 이럴 때인데 그걸 배운 것 같아요. 스스로 많이 약해지고 염세주의적인 사람도 됐었죠. 릴보이에게 그런 패기를 많이 배웠어요. 요즘엔 개코보다 릴보이의 랩을 더 많이 들어요. 같이 한 번 음악을 해보고 싶고, '쇼미더머니4'를 통해 다시 그 패기를 회복하고 싶어요."
사실 '쇼미더머니'는 힙합의 대중화, 힙합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장르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을 했지만, 일부에서는 자극적인 내용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힙합의 한 문화라고 하는 '디스' 같은 경우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를 통해 화제를 모으는 장치가 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지구인 역시 '쇼미더머니4'에 참가하면서 팀 디스배틀을 했다.
"사실 디스 문화는 저희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아니예요.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랩스타' 모두 자극적이고, 하기로 한 이상 그 규칙을 따라야했고 후회는 없어요. 하지만 디스하고 싸우는 그런 걸 추구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복면도 쓰고 무대로 멋있게 이겨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슈퍼비가 랩을 시작하니까 환호성이 들리고 사람들이 열광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틀리다고도 말할 수는 없죠. 리듬파워로는 긍정적이고 신나는 음악을 추구하고 싶어요. 디스 문화가 싫긴 하지만 틀렸다고도 말을 할 수는 없고, 사실 저희도 거기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인기를 얻고 싶어서 나간거니까요."
확실히 '쇼미더머니4'를 통해 지구인과 리듬파워에 대해 많이 알린 것이 사실. 함께 출전했던 행주가 예상하지 못했던 이른 탈락을 맞은 후, 지구인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리듬파워의 이름을 알리는 데는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실력적인 면에서 같이 인정받는 1석 1조였다.
리듬파워는 학창시절 친구 세 명이 뭉친 그룹. 군대에 있는 보이 비까지 세 사람은 15년 우정을 이어오면서 힙합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이젠 '눈빛만 봐도 알겠다'는 의미를 깨달았을 정도로 서로 깊게 알고 있고, 또 이해하고 있다.
"성격이나 다른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학창 시절을 같이 보냈고,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까 일을 같이 하게 됐고, 거의 매일 붙어 있죠. 오그라드는 말이라서 싫어했는데. '쇼미더머니4'를 하고 음반을 준비하면서 서로 눈빛만 봐도 알겠다는 말을 이해했어요. 만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게 있더라고요."
아무리 친구들이라도 음악을 업으로 삼으면서 함께 꾸려 나가기는 쉽지 않았을 터. 지구인 역시 좋아하던 음악이 먹고 사는 일이 됐을 때의 불행을 경험했었다. 물론 옆에 행주와 보이 비 같은 친구이자 동료가 있어 함께 끌고 나갈 수 있었다고.
"좋아하는 게 일이 됐을 때 힘들죠. 다른 일을 하면 도피처가 될 수 있는데, 먹고 살아야하는 거잖아요. 지치기도 해요. 불행하다고 느낄 때도 있고요.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지만 좋은 곡 하나 만들면 기분이 달라져요. 사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가 제일 힘들어요. 특히 친구 셋이 공동으로 시작해서 음악을 하게 됐으니까 동기부여도 돼요."
'쇼미더머니4' 효과로 인지도를 얻고, 행주는 첫 번째 솔로음반 '베스트드라이버(Best Driver)'를 발매하며 음악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쇼미더머니4' 이후 한 단계 더 성장하며 나아가고 있는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역시 "랩을 잘하고 싶은 바람"이었다.
덧붙여 지구인은 꽤 구체적으로 2017년에 열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잡아야한다는 것이 그의 말. 같은 소속사 동료인 프라이머리와 자이언티가 먼저 '무한도전' 가요제에 참여했던 가운데, 2년 후 리듬파워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일단 구체적인 목표는 '무한도전' 가요제에 나가보고 싶어요. 프라이머리, 자이언티가 나가서 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2년 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죠(웃음). '무한도전' 가요제와 '쇼미더머니'가 가요계의 상징적인 흐름인 것 같아요. 정말 기회만 오면 어떤 멤버에게라도 맞춰서 음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해놔야죠. 특히 정형돈 씨?" /seon@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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