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는 판타지 멜로 사극을 표방했다. 착한 흡혈귀가 나쁜 흡혈귀를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 서사. 여기에 가슴 아픈 사랑까지. ‘밤을 걷는 선비’는 판타지 드라마의 기본 장치에 사극이라는 장르를 결합했다. 살짝 살짝 부족한 개연성은 많은 드라마가 그러하니, 넘어가더라도 완성도가 그리 낮지 않았는데도 화려한 출발과 달리 대박을 터뜨리진 못했다.
지난 10일 종영한 ‘밤을 걷는 선비’는 참 이야기 구조가 간단했다.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착한 흡혈귀인 김성열(이준기 분)이 나쁜 흡혈귀인 귀(이수혁 분)에게 복수를 하고,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를 다뤘다. 판타지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취하는 복수와 멜로가 포함돼 있었고, 여기에 한국적인 느낌이 가미되는 사극을 택했다.
성열과 조양선(이유비 분)의 애절한 사랑, 120년의 갈등을 이어온 성열과 귀의 대립, 조선을 구하고자 하는 왕 이윤(심창민 분)과 최혜령(김소은 분)의 슬픈 운명이 차곡차곡 펼쳐졌다. 믿고 보는 사극 배우 이준기를 필두로 젊은 배우들 이유비, 이수혁, 심창민, 김소은이 함께 했다. 이준기는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일단 드라마는 ‘태왕사신기’, ‘아랑사또전’, ‘구가의 서’, ‘야경꾼 일지’ 등 판타지 멜로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MBC가 만든 까닭에 기본적인 완성도는 유지됐다. 물론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 너무도 뻔한 전개였지만 기본적인 만듦새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시청자들을 완벽히 끌어당기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이색적인 장르의 한계도 있었고, 이야기에서 특별히 흥미를 끌어당길만한 차별점이 없었다. 초반 일부 배우의 아쉬운 연기도 도마 위에 오르며 드라마의 흡인력이 떨어졌다. 시청률은 6~8% 사이였고, 화제성 역시 경쟁 드라마에 밀리며 마냥 성공적인 성적표는 아니었다. 특별히 꼬집어서 문제를 살필 것은 없었지만, 특별히 꼬집어서 재밌는 드라마도 아니었던 까닭에 크게 비상하지 못했다.
한편 ‘밤을 걷는 선비’ 후속작은 박서준, 황정음이 출연하는 ‘그녀는 예뻤다’로, 오는 16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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