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김태희가 긴 머리카락까지 자르며 복수를 향한 칼날을 갈았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아직까지 시원하지 못하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통쾌한 전개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무릎 꿇어”라는 살벌한 한 마디로 그간의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린 김태희는 지난 10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 12회에 초반부터 독해진 한여진을 그려냈다. 비서실장에게 “건방지게 나와 거래하려 들지마”라고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동시에 한도준(조현재 분)에게 맞서기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먼저 심신 미약으로 다시 갇히지 않기 위해 김태현(주원 분)에게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 보호자가 되어 돌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태현이 마지막 왕진을 나서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그 사이 비서 실장은 여진에게서 받은 USB를 도준에게 바쳤다. 이미 여진에게 충성을 맹세한 바 있는 그가 진짜로 여진을 배신한 건지, 아니면 여진의 뜻에 따라 일부러 이를 도준에게 가져다 준 것인지 정확한 의중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도준은 여진과의 전면전에서 승리할 것이라 자신했다.
반면 채영(채정안 분)은 “내 편에 서기 싫으면 그냥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여진을 보며 그에게 결정적인 무언가가 있음을 간파했다. 그리고 채영은 태현을 가지는 조건으로 여진의 편에 서서 뭐든 다하겠다고 계약을 맺었다. 또 스스로 긴 머리카락을 자르며 “지금까지의 한여진은 죽었어”라고 말하는 여진을 통해 앞으로 도준을 상대로 긴장감 넘치는 파워게임이 펼쳐질 것임을 예상케 만들었다.
하지만 극 말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자신의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여진은 도준의 악행을 폭로하며 제 3의 병원에서 정신 감정과 보호를 요청했다. 그러나 도준은 한신 병원 정신과 의사의 소견을 들이밀며 자신이 여진의 유일한 법적 보호자임을 주장했다.
여기까지는 여진 역시 예상을 했던 전개. 도준을 저지하기 위해 이미 태현이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여진과 혼인 신고를 마친 뒤 장례식장으로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 ‘태현아, 빨리 와’라는 여진의 간절한 바람이 극 마지막을 수놓았다. 하지만 끊임없이 여진의 복수가 시작된다고 예고해왔던 것치고는 아직 이렇다할 복수나 독기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여진이 왜 갑자기 머리카락을 잘랐는지도 모르겠다는 반응도 일고 있다.
물론 극 중간 등장한 한신일렉트릭 버스의 정체와 USB를 도준에게 넘긴 이유 등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여진을 위기에서 구할 태현의 또 다른 활약 역시 남아 있어 앞으로 ‘용팔이’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반격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드디어 생존 사실을 세상에 밝히고 도준과 전면전을 선언한 여진이 태현, 채영의 도움을 받아 어떤 반격을 보여줄 지가 관건. 과연 ‘용팔이’가 남은 방송에서는 신선한 소재와 빠른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초반 활약을 되찾고 식어가는 시청자들의 애정을 다시 불태우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용팔이’는 장소와 고객 불문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치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 잠자는 숲속의 마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neat24@osen.co.kr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