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보기' 위해 남남북녀(南男北女)가 한자리에 모였다. 아직까지 남북에 대한 이질감이 남아있고, 적응해나가는 중이지만 한 집에 복작복작 모여 살면서 남북한의 차이를 몸소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이해해나가고 있다. 이 작은 과정만으로도 통일에 한걸음 다가선 게 아닐까.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채널A 예능 '잘 살아보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 최수종 권오중, 가수 이상민 벤지, 탈북녀 신은하 김아라 이서윤 등 출연진이 참석했다.
올 3월 방송된 봄 시즌에서는 한정수와 샘 해밍턴이 참여했었지만, 이번 가을부터는 가수 이상민과 배우 권오중이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여자를 좋아하는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는 최수종의 폭로가 이어졌다. 더불어 가수 벤지와 탈북미녀 신은하, 김아라, 한송이는 그대로 출연을 이어간다.
새 멤버 이상민은 이날 “저만의 프로그램 출연 기준은 궁금하거나 배울 점이 있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잘살아보세'의 출연 제의를 받고, 북한사람들이 어떠할지 너무나 궁금했다. 90년대에 북경에서 북한을 본 게 마지막이었는데 이들과 함께 생활하면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하게 됐다. 그 재미에 푹 빠져서 생활하고 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권오중은 이 자리에서 ‘요섹남(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으로 등극했는데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글쎄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민이가 흑이면 저는 백이다. 제가 더 착하다. 그래서 아마 인기가 있지않을까싶다”고 분석한 뒤 “제가 '식객'을 찍을 때 요리를 배웠었다. 한국 음식으로는 궁중음식이 좋을 것 같아서 잘 익혀두고 있었다. 또 고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고기요리도 문제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제 프로그램은 제가 다니는 교회 사람들이 많이 보신다. 집사님들이 북한 미녀들과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부럽다고 하시더라”고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연출을 맡은 박세진 PD는 “제가 6개월 전에도 이곳에서 같은 말씀을 드렸지만 남한과 북한이 실제로 만나서 살아보면 어떨까하는 궁금증을 품었었다. 통일이 되기 전에 만나서 살아보는 게 참 뜻깊지 않나싶었다”며 “다른 문화를 가지고, 성별이 다른 남녀들이 한 집에 산다는 게 쉽지 않지만 이질감이 사라지고 한가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남북의 정치적인 어려움은 모르겠지만 단순히 같이 사는 것만으로도 뜻 깊은 시간이다”라고 전했다.
‘잘살아보세’는 남북소통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가상의 가족을 이뤄 북한의 생활방식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이들이 좌충우돌 고군분투 생활기를 겪으며 진정한 통일 가족으로 진화해가는 것이 기획 의도다.
탈북 미녀 신은하는 “사실 남한 남자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드라마를 보면 화장실 앞에서 여자가 나올 때까지 가방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있지 않나. 공주처럼 대해주는 남자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며 “촬영을 하면서 느꼈던 로망이 오빠들을 통해 채워지고 있다. 상민 오빠나 오중 오빠나 혼자서 일을 하려고 하시더라. 북한 남자들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데 남한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점이 고마웠다“고 했다.
이어 이서윤은 “남한 남성들이 확실히 친절하고 좋다. 그동안 오랜시간 이렇게 남한 남자들과 생활해볼 시간이 없었다. 북한과 많은 차이점을 느꼈다. 비교가 안될 만큼 성실하시고 열심히 사신다. 언어에 있어서 북한 분들은 조금 거친 면이 있는데 남한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했다. 말투가 다르다. 새로운 가족이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녀' 김아라도 “사람들이 다 똑같지만 남한 사람들이 더 개방적인 것 같다. 제가 오빠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북한 사람들도 자유가 있는 곳에서 생활을 했다면 지금처럼 거칠지 않고, 자상하고 배려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딜가나 사람은 다 똑같은 것 같다. 마음이 다 착하고 예쁘다”고 비교 분석했다.
끝으로 한송이는 북한 남자를 폭군에, 남한 남자를 장군에 비유했다. “출연진 남자분들이 참 멋있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신다. 정말 멋있다”고 치켜세웠다.
박 PD는 향후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출연자들과 잘 살아갈 것이다. 방송을 하면서 불안감도 있었는데 어느덧 결실을 맺는 시간이 와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며 “지난번에 이만기 교수님 드이 게스트로 오셔서 활력을 불어넣어주셨는데 이번에도 게스트들을 집에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한 '잘 살아보세'는 1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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