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신서유기', 악마의 편집이 뭐예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11 17: 59

나영석 PD 작품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꾸밈이 없다는 것이다. 인위적이지 않고 심지어 편집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도 가끔 잊게 만든다.
나영석 PD가 과거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식구들과 의기투합해 만든 '신서유기' 역시 마찬가지. TV가 아닌 인터넷 방송이란 파격적인 상징성을 갖지만 콘텐츠는 굉장히 순수(?)하다. 이젠 금요일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됐다.
11일 방송에서도 형제들의 소박하고 정겨움이 있는 여행기로 푸근한 웃음을 안겼다. '1박2일' 시즌1 형제들이 본격적으로 떠난 해외여행은 특별한 미션이 없었지만 이들이 주고받는 소소한 대화 자체가 볼거리였다.

 
6회부터 10회에는 중국 서안에 도착해 본격적인 여행을 펼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인터넷 방송에 적응하지 못한 큰형님 강호동이 조금씩 자신감을 찾는 모습부터, 깐족거리는 은지원, 이수근, 브레인 이승기의 합은 새삼 언급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흘러가 편안함을 선사했다.
중국 서안으로 여행을 간 이들은 숙소를 먼저 찾아오는 시합을 하거나, 제작진이 제시한 음식을 바르게 주문해 먹는 게임을 하는 식이었다. 강호동이 폭염에 히트텍을 입고 샌드위치를 사러 가는 심부름을 하며 투덜대거나, 자신의 캐릭터인 '쮸빠찌에' 안무를 하려 5년 전 몸개그를 펼치는 모습에 나영석PD가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깨알 재미다. 여기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중국 여행 설레어 하는 멤버들의 상기된 표정 등으로 감동 코드를 장착했다.
물론 인터넷 방송이기에 과감해진 부분은 있다. 불법 도박으로 자숙했던 이수근의 상황을 대놓고 패러디하는 "도박필패" 자막을 다는가 하면 한층 유연해진 이승기는 "내가 점을 봤더니 올해는 반반이고, 내년에는 잘된다더라. 그래서 내년에 군대에 간다고 했더니 미루라더라. 그래서 '내년에 군대 아니면 교도소 중 하나는 가야한다'고 했다"는 거침없는 말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것은, 나영석 PD표 예능만의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순수함, 친근함, 청정, 힐링. 다른 한 편에서는 일명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한 예능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또 다른 한 편에는 이 같은 '신서유기' 같은 예능이 사랑받는 모습이 일면 재미있다. 물론 양쪽 모두 각기 다른 개성과 재미를 지녔다.
한편 '신서유기'는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중국 고전 '서유기'를 예능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다./nyc@osen.co.kr
'신서유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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