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이 마지막 결전만 앞두고 있다. 결승에서 맞붙게 된 이들은 바로 김경훈과 장동민. ‘트롤’(강력한 재생 능력과 해악을 끼치는 게임 캐릭터)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초반 탈락자로 예상됐던 김경훈이 TOP2가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해 본 적 있을까.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때린 김경훈, 그는 어떻게 반전의 아이콘이 됐을까.
이번 ‘더 지니어스4’는 역대 우승자, 준우승자들이 모두 모인 만큼 방송 전부터 큰 화제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김경훈의 출연을 환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김경훈이 뛰어난 게임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었고 존재감 역시 희미했기 때문. 그렇기에 이번 시즌 역시 예능적인 재미를 가미해주는 정도로만 활약하다 일찍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거라 예상됐다.
역시나 김경훈은 방송 초반 최약체, 게임 브레이커, 트롤 등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를 얻으며 문제아로 등극했다. 갑자기 정보를 흘리고는 몰랐다고 해 같은 편을 당황케 만드는 것은 기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게임의 판도를 바꿔놨다. 이 때문에 김경훈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 1호가 됐고, 어느 순간에 탈락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 그가 달라지기 시작한 건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시종일관 게임을 지배했던 이상민을 제압하면서부터였다. 이상민의 개를 자처했던 그가 데스매치에서 제 손으로 이상민을 탈락시키며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를 기점으로 김경훈은 자신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유리한 방향으로 게임을 이끌어내며 완벽하게 달라진 입지를 과시했다.
특히 6라운드 ‘가넷도둑’에서 장동민의 두 번째 스파이가 된 김경훈은 자신 외에 또 다른 스파이 최정문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같은 팀 이준석이 최정문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장동민에게 가는 정보 창구를 차단, 자신만이 유일한 장동민의 정보 통로라는 믿음을 쌓은 것.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실수인 척 같은 팀을 배신해 장동민과 공동 우승을 이뤄냈다. 또 11라운드 ‘하우머치’에서는 금액이 가장 높은 한 사람의 가격만을 계속 확인해 철저히 금액을 배분하는 전략으로 우승을 거뒀다.
더욱이 김경훈은 데스매치에서 무려 4번이나 승리하며 놀라운 생존력을 자랑했다. 데스매치를 열심히 연습했다던 그는 이상민에게 완승을 거두는 것을 시작으로, 최정문, 이준석, 홍진호를 모두 뛰어넘었다. 최정문과 함께 했던 ‘같은 그림 찾기’에서는 자신만의 연상법을 이용했고, 이준석과 붙었던 ‘콰트로’에선 기대 이상의 운을 얻었으며 홍진호와의 ‘양면 포커’에서는 역대급 긴장감을 형성했다.
결국 김경훈을 ‘반전의 아이콘’이자 지금의 TOP2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건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와 허당 연기 뒤에 치밀한 전략과 철저한 계산,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neat24@osen.co.kr
‘더지니어스4’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