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는 끝이 나지 않을 형국이다. MBC ‘무한도전’ 가요제와 엠넷 ‘쇼미더머니4’가 각각 방송이 끝났음에도 불구, 여전히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재밌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음원 차트 장악이 두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쇼미더머니4’가 끝난 자리에는 또 다른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가 출격했고, 오래된 명곡들을 음원 차트에 ‘역주행’ 시키는 복병 JTBC ‘히든싱어’ 시즌4가 방송을 앞두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화력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오랫동안, 강하게 계속되고 있다. 아이유와 박명수가 뭉친 이유 갓지 않은 이유의 ‘레옹’은 3주 이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광희와 지드래곤, 태양이 함께 한 황태지의 ‘맙소사’, 하하와 자이언티가 만난 으뜨거따시의 ‘스폰서’도 ‘레옹’의 뒤를 이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무한도전’에 이어 ‘쇼미더머니’의 뒷심 역시 만만치 않다. 태양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송민호의 ‘겁’은 ‘레옹’의 뒤를 이어 음원차트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겁’은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과 같은 날 출시돼 다소 밀리는가 싶더니, 꾸준히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역주행’을 이뤄내는 기염을 만들었다. 그 뿐 아니라 방송 기간 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크레더블, 타블로, 지누션의 ‘오빠차’, 자메즈, 앤덥, 송민호가 함께한 ‘거북선’, 송민호와 지코가 함께 한 ‘오키 도키’ 역시 음원 차트 10권 내 안착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되거나 만들어진 노래들이 음원 차트에서도 사랑받는 일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 다양화되고 있다. 잠깐 차트에 오르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롱런’을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몇 해 전부터 ‘무한도전’ 가요제‘나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곡들이 음원 차트에 오르는 일은 종종 있었다. 이제는 음악을 주제로 한 그보다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며 음원 차트에서도 그 존재감을 날로 더해가고 있는 중이다.
결국 하반기 예능과 음원 차트의 ‘콜라보레이션’(?)은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4’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시즌1 때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언프리티 랩스타’의 시즌2는 지난 11일 첫 방송을 했다. 첫 방송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 시즌 1에서도 여러 화제를 몰고 다녔던 만큼, 이번에도 다르지 않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시즌1 당시 이 프로그램은 치타의 'Coma 07'가 1위에 오르고, AOA 지민과 2AM 슬옹의 ‘시작이 좋아 2015’, 제시, 치타, 강남의 ‘마이 타입’, 키썸, 산이, 태완의 ‘슈퍼스타’ 등이 인기를 끌었던 전적이 있다.
‘히든싱어4’와 ‘슈퍼스타K7’ 등의 위력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히든싱어4’의 경우 지난 시즌들을 통해 이승환, 임창정 등의 흘러간 인기곡들을 다시 음원 차트에 재등장 시키는 ‘역주행’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시즌6을 통해 국민 오디션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 ‘슈퍼스타K’ 역시 시즌6에서 곽진언, 김필 등의 곡이 큰 인기를 끌며 차트를 장악했었다. 이번 참가자들 또한 그 실력에서 이전 시즌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음원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더 이상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가수들이 ‘개인기’를 보여주기 위해 잠깐 출연하는, 보조 활동(?)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신인이든, 기성 가수든 자신과 자신의 노래를 알리는 가장 큰 장이 되고 있으며,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음원 차트에서의 성적이 이 같은 결론을 뒷받침 해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제는 어느 회사 출신인가보다는 어느 프로그램 출신인가가 중요해진 것 같다. 그만큼 예능프로그램이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고, 가수들과 가요 기획사들이 이런 현상에 적응하고, 이를 활용하는 게 중요한 숙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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