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일 째다. 예능발 음원들의 차트 장악이 장기화되고 있다.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의 음원과 최근 종영한 ‘쇼미더머니4’의 음원들이 각종 차트의 순위권에 붙박이처럼 붙어 좀처럼 빠질 생각을 않고 있는 것. 이쯤 되니 “‘무도’를 피해 앨범 발매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 그저 농담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12일 각종 음원차트의 순위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차트에서 아이유와 박명수의 ‘레옹’(22일 발매 ‘무도’ 관련)이 1위에 올라있고, 송민호의 ‘겁’(22일 발매 ‘쇼미4’ 관련)이 2위에 올라있다. 이밖에도 MBC ‘무한도전’에서 나온 ‘맙소사’, ‘스폰서’, ‘멋진헛간’과 Mnet ‘쇼미더머니4’와 관련된 ‘거북선’, ‘오빠차’, ‘오키도키’ 등이 10위권 내에 랭크돼 있다.
궁금해진다. ‘무도’와 ‘쇼미4’가 없었더라면 어떤 가수들의 곡이 사랑받고 있었을까.
- 여름에만 강하다? 천만의 말씀! 강력 걸그룹 파워
걸그룹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신인 걸그룹 레드벨벳이 신곡을 발매하며 1위로 치고 올라왔고, 소녀시대와 여자친구는 ‘차트 역주행’을 이루며 ‘무도’와 ‘쇼미4’ 음원들 사이에 이름을 올려놨다. ‘무한도전’와 ‘쇼미더머니4’가 없었다면 1위부터 3위는 이 세 팀이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난 9일 0시 국내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첫 정규앨범 ‘The Red’ 전곡 음원을 오픈한 레드벨벳은 타이틀 곡 ‘Dumb Dumb’으로 멜론, 지니, 벅스, 네이버뮤직, 올레뮤직, 엠넷뮤직, 소리바다 등 7개 음원 차트 실시간 1위를 휩쓸었고, 현재는 5위권대로 내려왔다.
소녀시대와 여자친구의 기세도 무섭다. 소녀시대는 지난달 19일 출시한 정규 5집 ‘Lion Heart’의 동명의 타이틀곡으로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각종 음원차트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러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시 치고 올라오면서 10위권 내에 다시 안착했다. 여기에는 소녀시대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와 화제성, 대중의 귀를 사로잡는 음악 자체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도 소녀시대와 함께 차트를 역주행하는 중이다. 앞서 여자친구 멤버들이 무대에서 수차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담은 이른바 ‘꽈당 직캠’이 화제가 되면서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오늘부터 우리는’은 주요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실시간 음원차트 10위권에 재진입 했다.
-여전히 꾸준히 강한 빅뱅의 ‘MADE’ 흥행 행진
두 방송의 음원이 없었더라면 빅뱅의 ‘MADE 시리즈’의 싱글 앨범 ‘E’의 흥행이 아직까지도 이어졌을 것이다. 현재 해당 앨범 수록곡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와 ‘쩔어’가 예능 음원 바로 뒤에 랭크 돼 있는 상황.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이 참여한 ‘맙소사’, 태양이 참여한 ‘겁’이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송민호, 타블로, 혁오 등 YG엔터테인먼트와 레이블 하이그라운드 소속 뮤지션들의 음원이 차트 순위권을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달랜다.
5월부터 8월까지 4달간 빅뱅은 가온 월간 디지털차트 1위를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이번 9월 월간 차트에서는 예능 음원에 순위가 뒤로 밀릴 전망이다.
- 현아·SG워너비·쌈디, 오랜만에 컴백했는데..
현아와 SG워너비, 쌈디는 오랜만에 컴백해 차트 1위를 차지했지만, 얼마 못가 다시 예능 음원에 자리를 내준 케이스다. 현아는 21일 솔로 컴백 앨범 ‘A+’의 타이틀곡 ‘잘나가서 그래’로 발매 당시 순위권을 휩쓸었다. 그러나 다음날 발매된 ‘무도’ 음원에 순위가 뒤로 밀려버렸다.
사이먼 도미닉(쌈디) 역시 마찬가지. 현아와 같은 날 발매된 미니 앨범 ‘₩ & ONLY’ 수록곡 ‘사이먼 도미닉’으로 몇 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예능 음원에 금방 순위를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도 예능 음원 뒤를 바짝 쫓으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3년 만에 컴백한 SG워너비도 사실은 피해자다. 19일 공개한 미니앨범 ‘더 보이스(The Voice)’는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발매 당일 1위는 물론 수록곡으로 차트 줄세우기까지 성공했던 바. 하지만 예능 음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쉽게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아직도 예능 음원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순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까지 가세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joonaman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