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제대' 스윙스, 독설 뒤 감춰졌던 아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12 07: 17

독설 뒤에 감춰져 있던 아픔이다.
래퍼 스윙스(본명 문지훈)가 의병 전역을 했다. 정신 질환이 그 이유라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스윙스는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제306보충대에 입소, 5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경기도 용인의 3군사령부로 배치돼 군 생활을 해왔다. 앞서 정신 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았으나, 현역 복무의 의지를 드러냈던 바다.
스윙스는 이를 자신의 SNS를 통해 알렸다. 그는 지난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안녕하세요. 문지훈 혹은 스윙스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게재했다.

그는 “지난 9월 4일 현역복무부적합심의를 받고 제2국민역, 즉, 군 생활 11개월 정도를 남기고 제대를 했습니다”라고 밝히며 어린 시절부터 앓아온 정신 질환이 그 이유라고 전했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은 일종의 고백이었다.
스윙스는 "저는 강박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우울증, 조울증 등 여러 가지 정신질환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었습니다"라며 "앞서 언급한 모든 정신적 아픔들은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극대화됩니다. 훈련소에서부터 쭉 약을 복용하고, 감정기복이 폭력적인 선에서 또 확 내려앉아 극도로 우울해졌다가, 또 환희로 올라갔다가 다시 우는 모습의 연속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상태가 악화될수록 복용했던 약의 정도를 천천히 올렸더니, 몇 개월 동안 일과를 하지 못하고 거의 잠만 계속 잤습니다. 제대하는 것이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앓다가, 결국 간부님들의 권유로 현역복무부적합심의를 신청해서 나오게 됐습니다"라고 최근 증상이 심해져 전역할 수 밖에 없었음을 표현했다.
그는 남은 복무기간동안 치료에만 전념하며 영리활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스윙스는 힙합신에서도 유독 독설로 유명한 래퍼. 평소 거침없는 랩과 언행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다. 그의 솔직한 면모는 대중이 열광하는 인기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쇼미더머니2'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시즌3에는 프로듀서로 출격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블랙넛, 기리보이, 씨잼 등 실력파 래퍼들을 이끄는 저스트뮤직의 수장이기도 하다.
그가 대중에 보다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일어난 한국 힙합신의 디스전 때다. 스윙스가 쌈디에 대한 디스를 시작으로 불붙였던 한국 래퍼들 사이에서의 디스전은 당시 힙합계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스윙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날이 서 있었고 자신만만했지만 속은 아니었다. 스윙스는 이후 방송에서 “처음에는 디스전이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래퍼들은 다쳤다”라며 “나도 다쳤고, 한동안 헤맸다. 무대에 올라도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음악이 좋은 척 했지만, 실제로 많이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은퇴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기 싫다고 말하고 다녔다”면서 “힙합 디스전 이후 많은 래퍼들의 멘탈이 무너졌다. 패기가 없다. 음악적으로 부진하다. 아무리 해도 나답지 않게 두려워서 음악을 못내겠더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어쨌건 군대에서도 간혹 방송을 통해 근황을 알리며 독설을 이어가던 스윙스가 현 힙합계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인물인 것은 사실. 팬들은 이런 아픔도 녹여낸 한층 더 성숙하고 발전된 음악을 들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nyc@osen.co.kr
스윙스 SNS, '발칙한 인터뷰 4가지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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