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언니들의 첫 만남은 그야말로 기싸움 팽팽이었다. 엠넷 '언프리티랩스타' 시즌1이 뜻밖의 큰 사랑을 받은 까닭에 시즌2는 더 강력하게 꾸려졌고 실력파 여성 래퍼들이 11명이나 모였다. 원더걸스 유빈, 씨스타 효린, 피에스타 예지, 길미 등 메이저 가수들과 헤이즈, 키디비, 애쉬비, 캐스퍼, 안수민, 트루디, 수아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11일 첫 방송에는 이들 11명의 첫 만남과 1번 트랙을 다 함께 채워야 하는 미션기가 담겼다.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출연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탐색전을 벌였고 아이돌 멤버와 기존 가수들이 나올 땐 더 심한 견제가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엠넷 특유의 '악마의 편집'이 발동했다. 타깃은 길미와 예지. 11명 중 가장 맏언니인 길미는 방송 내내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며 제 역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 스스로 저질 체력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고 어린 동생들의 팔팔한 젊음을 부러워 하기도 했다.
예지는 동문서답 캐릭터로 그려졌다. 앞서 타이거JK가 칭찬할 정도로 랩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이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기본적인 힙합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흐름을 끊어 놓기 일쑤인 '민폐' 멤버가 됐다. 엠넷의 전매특허인 반복된 편집으로 예지의 어리바리한 모습은 계속 이어졌다.
11명은 원테이크 영상으로 첫 번째 트랙을 완성했다. 이후 유기명 투표가 진행됐고 그 결과 트루디가 1등, 효린이 꼴찌를 차지했다. 최하위 래퍼가 된 효린은 다음 미션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유빈과 효린 사이 입씨름까지 벌어져 흥미진진한 상황이 연출됐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앞서 그려졌던 길미와 예지의 부진이 이해되지 않는다. 길미 특유의 쫄깃한 랩과 예지의 거친 파워 랩이 1번 트랙 '언프리티 랩스타(Don't Stop)'를 풍성하게 채우는 데 한몫했기 때문. 후렴을 따낸 트루디와 함께 돋보였던 래퍼는 유빈, 수아, 길미, 예지 정도였다.
이쯤 되니 길미와 예지의 실수가 '악마의 편집'으로 더욱 도드라졌던 게 아닐까 싶다. 그들이 가진 진짜 실력을 알기에 첫 회의 편집 희상양 된 상황이 더욱 씁쓸하다. 팬들의 응원과 격려의 박수가 이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comet568@osen.co.kr
'언프리티 랩스타2'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