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을 못한다는 글들이 많았어요. 출연한다고 했을 때 사장님은 말렸죠. 우선은 나를 믿어달라고 했어요.”(‘언프리티 랩스타2’ 유빈 인터뷰 중)
물이 오른줄 알았는데, 박진영의 감이 이번에는 틀렸다. 그래도 자신의 아티스트를 믿은 것이 신의 한수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원더걸스 유빈이 뛰어난 랩 실력과 인성, 걸크러쉬를 부르는 매력으로 호감을 제대로 사고 있다. ‘언프리티2’ 출연을 앞두고 나오던 걱정과 우려는 첫 방송에서 박살이 났다.
막이 오르기 전까지는 다소 비관적이었다. 모두가 아이돌 멤버인 유빈에게 언더 출신 래퍼들의 ‘디스’와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경쟁해야하는 래퍼들은 오히려 유빈의 팬을 자처하며 그를 ‘리스펙트’하기 시작했다. 기 센 여성 래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대중의 호감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유빈은 바비인형 같은 비주얼에 8년차 가수의 넘치는 포스, 그간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랩실력을 선보였고, 할말은 소신 있게 하면서도 부드럽게 동생들을 아우르는 ‘언니’ 같은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매력을 풍겨 호감을 샀다.
지난 11일 오후 첫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는 11명의 래퍼들의 첫 만남과 음원 발매를 위한 첫 번째 미션이 펼쳐졌다.
첫 만남에 서로 인사조차 나누기 어려운 차가운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유빈의 등장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깨졌다. 예쁜 외모에 넘치는 포스를 자랑하며 등장한 유빈의 모습에 키디비는 반한 듯 “진짜 예쁘다 팬이다”라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앞서 “절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던 것과는 대조적. 애쉬비는 유빈에 대해 “진짜 약간 반했다. 랩이랑 잘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다. 그 아우라가 있다”고 말했고, 캐스퍼는 “저 언니 좋다 이런 느낌?”이라며 제작진에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유빈은 가장 처음 자기소개 싸이퍼를 시작했음에도 중저음의 매력적인 음색과 귀에 박히는 플로우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래퍼들은 “준비를 많이 하신 거 같다”며 놀라워했고, 이날 1위를 차지한 래퍼 트루디는 “유빈 언니 짱, 유빈 언니 짱”을 연발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의 도전 정신도 크게 한 몫한 것 같다. 잘나가는 걸그룹 멤버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에 유빈은 “원더걸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나를 밀어붙여보고 싶었다. 먼저 출연하고 싶다고 회사에 말했다. 원더걸스는 원더걸스이고 나는 나다.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다.
이어진 전체곡 미션과 원테이크 영상 미션에서도 유빈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유와 실력으로 실력파 래퍼들 사이에서도 돋보였다. 영상 미션에서 가사 실수 연발로 자신의 차례를 미흡하게 넘겨버린 효린에 대해서는 “저는 꼴등으로 효린을 뽑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이야기를 들으니 화가 난다. 회피처럼 들린다”말하며 소신 있게 말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디스’가 아니었다.
아직 첫 회가 방송 됐을 뿐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는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유빈의 ‘언프리티2’ 출연은 확실히 긍정적인 효과들을 가지고 올 듯하다. 그간의 실력과 노력, 가수를 떠나 인간으로서 가진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스테이지가 될 전망이다./joonamana@osen.co.kr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