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한 끼를 때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었다. 정성스러운 마음을 한가득 담은 상차림은 '사랑'이었다.
'무한도전' 멤버 정형돈과 광희가 독일에 사는 파독 광부 출신 할아버지들과 간호사 출신 할머니들에게 음식을 배달하며 기쁨을 한아름 안겨줬다. 이 감동스러운 광경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정형돈과 광희는 12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 파독 간호사와 광부를 가족으로 둔 한 사연자의 편지를 읽고 독일식 전통마을을 찾았다.
이날 사연자는 넷째 언니가 사는 독일에 사랑의 음식을 배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형돈은 광희에게 "파독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고, 광희는 주눅이 든 태도로 "파견을 나간 것 아니냐"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작게 대답했다.
정형돈은 영화 '국제시장'을 예로 들며 광희에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광희는 "시완이가 '변호인'으로 천 만 관객을 넘긴 이후로 천 만을 돌파한 영화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1960~1970년대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 및 간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사실은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좋아진 독일은 노동력이 부족했고, 우리나라와 경제 협정을 맺었다. 한국 전쟁을 치르고 매우 가난했던 우리나라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독일로 떠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여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륙했다. 당시 파견된 사람들은 500명으로, 국내 직장인들의 월급에 비해 10배나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독의 간호사였던 석숙자 씨는 아직까지 독일에 사는 넷째 석명자 씨에게 장어구이와 더덕구이 등을 배달해달라고 요청했다. 네덜란드를 경유해 15시간 만에 독일에 도착한 정형돈과 광희는 빠른 손놀림으로 음식을 착착 준비했고, 여기저기 분주해진 어르신들의 젓가락질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이들은 얼린 홍시와 갓 쪄낸 옥수수를 내놓으며 어르신들에게 먹거리를 또 대접했다.
한편 하하는 올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하시마 섬을 찾았다. 그곳은 군함도를 닮아 '군함도'라고도 불린다. 당시 호화층에는 일본인들이 살았고 지하 1000m 탄광 강제 노역장에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석탄을 캐며 힘겹게 살았다. 망망대대에 있어 탈출이 더욱 어려워 일명 '지옥섬' '감옥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 외무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대상 시기와 역사적 경의가 다르다며 강제 징용과 관련된 부분을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강제 징용을 인정하는 걸로 결론나는 듯했지만 결국 부정했다. 하하는 서경덕 교수와 하시마 섬을 둘러보며 강제 징용의 현장인 것을 모른 채 기쁘게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무도 가요제' 이후 3주 만에 만난 멤버들은 각자 찾아갔던 곳곳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유재석은 미국, 박명수는 칠레 푼타아레나스, 정준하는 아프리카 가봉, 하하는 일본, 정형돈과 광희는 독일을 찾았다. 이들은 동포들에게 마음을 가득 담은 음식을 배달해 안방극장에 감동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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