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챙겨주고 싶은 여자다. 배우 최지우에게는 남자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 가끔은 맹해 보이기도 하는 선한 얼굴은 보호본능과 부성애 비슷한 연민을 불러오기도 하고, 친절한 말투와 행동, 천진난만한 웃음은 떡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호감을 준다.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이 같은 긍정에너지는 최근 tvN 금토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의 캐릭터 ‘하노라’를 만나면서 극대화 되고 있다. 극중 인물과 평소 최지우가 가진 이미지가 만나면서 극강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일까. 요즘 브라운관 속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다.
최지우가 연기하는 ‘하노라’는 소녀에서 바로 아줌마가 된 비운의 신데렐라다. 할머니 손에 컸지만 밝고 맑고 긍정적인 천성을 갖고 있는 인물. 18살에 아이를 갖게 돼 꿈을 포기하고 결혼, 독일로 떠나 20년간 남편만 바라보는 주부로 살아간다. 그러다 검정고시를 봐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시청자들은 조금은 늦은 나이에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는 하노라를 응원하게 되는데, 최지우는 하노라를 좀 더 입체적으로 살려내면서 보는 이들의 몰입을 돕고 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시청자들이 하노라(최지우 분)에게 느끼는 연민의 감정을 크게 가질수록 그가 헤쳐 나가는 난관들이 더욱 통쾌하게 느껴지고 이 같은 쾌감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로 연결되기 때문. 최지우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최대로 살려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12일 방송된 6화에서 하노라(최지우 분) 좀 더 안타까웠다. 남편 우철(최원영 분)의 불륜을 목격했음에도 모른 척 하는 장면이 그려진 것. 우철은 불륜사실을 노라가 모르는 것으로 알고 오히려 노라에게 “등록급을 주지 않겠다”며 학교를 그만 둘 것을 강요했다.
열불 나는 장면만 있으면 누가 드라마를 보겠나. 이런 안타까운 상황은 노라와 차현석(이상윤 분)의 관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노라가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줄 오해하고 있는 현석이 노라의 버킷리스트에 있는 일 중 하나인 교복 입고 모교 찾아가기를 실현해준다. 현석은 미리 노라의 친구를 찾아 ‘함께 교복을 입고 학교를 찾는 것’을 도와 달라 요청하고, 세 사람은 실제로 만우절날 교복을 입고 학교를 찾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최지우는 서른 후반의 나이에도 교복을 제대로 소화하며 순진한 매력을 배가시켜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후에는 현석이 노라가 시한부 삶을 살고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노라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사실을 알고 속이 상해 찾아간 현석은는 “6개월 밖에 살날이 안 남았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고 물었고, 노라는 췌장암 판정이 오진이었음을 말했다. 이에 현석은 억울해하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행이라는 듯 노라를 와락 끌어안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추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두번째 스무살'은 19세에 애 엄마가 되어 살아온 지 20년째인 하노라(최지우 분)가 15학번 새내기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joonamana@osen.co.kr
tvN '두번째 스무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