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사랑하는 사람 위한 최고의 선물은 '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13 07: 23

아프리카부터 북미, 남미, 아시아에 이어 유럽까지 4주에 걸친 MBC 예능 '무한도전-배달의 무도' 대장정이 끝이 났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지난 12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웠던 이번 편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저희가 따뜻한 음식을 가지고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무한도전'이 음식이 단순히 한 끼를 때우기 위한 먹거리가 아닌, 정성스러운 마음을 한가득 담은 밥은 사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앞서 하하와 유재석이 일본 우토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할머니들에게 고향의 맛을 전달한 모습이 적잖은 감동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배달의 감동에서만 그치지 않은 하하의 진심 어린 모습이 담겼다. 우리나라의 뼈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열어보며 관심을 환기시킨 것이다. 하하는 평소 흥분한 높은 톤의 목소리로 장난을 치곤 하는데 이날 만큼은 진지하고 정성스런 자세로 임하는 모습으로 진정성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일본의 하시마 섬과 아픈 역사가 서린 다카시마 섬을 찾아갔다. 시야를 가리는 험난한 산길이 이어질수록 참을 수 없는 하하의 울분도 이어지고 말았다. 가슴 아픈 비밀은 강제 징용이었다. 과거 일본인들은 지하 1000m 탄광 노역장에 한국의 청소년들을 잡아다가 석탄을 캐도록 만들었다. 도망가고 싶어도 망망대대에 있어 탈출이 더욱 어려워 일명 '지옥섬' '감옥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하는 서경덕 교수와 하시마 섬을 둘러보며 강제 징용의 현장인 것을 모른 채 기쁘게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럽팀으로 배정됐던 정형돈과 광희의 독일 여행기도 그려졌다. 이날 어마어마하게 많은 물건을 챙겨서 독일로 떠난 두 사람. 정형돈과 광희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를 가족으로 둔 사연 신청자의 편지를 읽고 독일 마을로 향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좋아진 독일은 노동력이 부족했고, 우리나라와 경제 협정을 맺었다. 한국 전쟁을 치르고 매우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으로 많은 외화를 벌어들여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당시 독일로 파견된 사람들은 500명으로, 국내 직장인들의 월급에 비해 10배나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독의 간호사였던 석숙자 씨는 독일에 사는 넷째 석명자 씨에게 장어구이와 더덕구이, 쌈밥 등을 배달해달라고 요청했다. 네덜란드를 경유해 15시간 만에 독일에 도착한 정형돈과 광희는 빠른 손놀림으로 음식을 착착 준비해나갔고, 여기저기 분주해진 어르신들의 젓가락질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음식뿐만 아니라 장기자랑을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도 애정이 전해졌다.
'무도가요제'가 끝난 이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여섯 멤버들의 모습도 담겼다. 어떤 이들은 '무도가요제' 같은 초특급 재미가 없어 아쉬워했겠지만, 세계 각국의 집을 방문해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훈훈한 정을 나누는 소소한 시간도 뜻깊지 않을까. 이번 배달의 무도 편은 나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소외된 어르신들을 모신 사랑의 식사 나누기로 밥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줬다. 한 끼의 밥은 사랑을 전하는 매체이며, 소통의 수단이고 우리를 바로 서게 해주는 기둥이다./ purplish@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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