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박스’ 물오른 예능감, 김풍의 바람이 분다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13 07: 25

김풍의 본래 직업은 웹툰 작가다. 하지만 이 남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내로라하는 경력을 가진 셰프 들과의 요리 대결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질 않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들보다 더 예능감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본업을 잊게 하는 다재다능함으로 방송가를 사로잡고 있는 김풍이 지난 12일 방송된 JT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박스'에서도 그 능력을 어김없이 발휘했다.
이날 ‘박스’는 랩퍼 딘딘, 치타, 개그맨 조세호, 이용진, 셰프 김풍, 방송인 오상진, 가수 뮤지, 수빈, 연기자 신소율, 김기방, MC 딩동 등이 출연해 우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심리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방송에서 첫 라운드에서 탈락해 굴욕을 맛보았던 김풍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듯 했다. 그는 1라운드에서부터 자신이 준비해 온 수박 게임을 제안했고, 이날의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주도해나가기 시작했다. 2라운드, 3라운드 역시 다양한 게임 아이디어를 내놓는 조세호, 이용진 등에게 “개인전보다는 팀전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계속해서 게임을 리드했다. 이어진 4라운드 역시 김풍의 것이 됐다. 게임을 중도에 포기한 이용진과 딘딘으로 인해 게임으로 탈락자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흰 공을 뽑은 사람이 탈락자를 지목할 수 있게 됐는데, 김풍이 바로 흰 공을 뽑게 된 것. 의기양양해진 김풍은 남아 있는 생존자들에게 자신의 칭찬을 한 마디씩 해달라고 요구했고, 남은 이들은 살아남기 위한 ‘김풍 찬양론’으로 웃음을 안겼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김풍은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이라 생각한 오상진을 탈락시켰다.

한편 김풍은 이날 게임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 뿐 아니라, 연합과 배신을 통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였다. 앞서 탈락 지목권을 가졌던 김풍에게 신소율은 “우승할 때까지 보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다. 신소율은 5라운드의 공 찾기 확률 게임에서 그와 연합해 눈빛으로 신호를 주며 승리를 도왔다. 하지만 6라운드의 파리채 배드민턴 게임에서 신소율은 탈락하고 말았고, 그 배후에는 김풍이 있었다. 그는 6라운드 시작 전, “여자가 있는 팀이 불리하게 가면 된다”며 복식으로 이루어지는 배드민턴 게임에서 최하위 성적을 거둔 팀이 최종적으로 1:1로 붙게 되는 게임의 룰을 이용했다. 김풍은 결국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신소율을 타깃으로 만들어 연합과 동시에 배신을 계획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7라운드까지 순항했던 김풍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8라운드의 무작위로 선택한 카드 4장의 합산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하는 ‘카드 게임’에서 남아 있는 이용진, 뮤지와 대결을 펼쳤지만 합계 23이라는 숫자를 가진 두 사람에게 1점 차이로 패배하고 만 것. 결국 이날의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김풍은 8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안타깝게 최종 우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출연자들이 직접 게임의 룰을 정해야 하는 ‘박스’의 특성상 각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은근한 심리전이 중요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김풍의 기지는 어김없이 발휘됐다. 게임이 단순한 만큼 두뇌 싸움보다는 집중력과 빠른 눈치로 게임의 분위기를 주도한 김풍. 물오른 예능감으로 순항 행진 중인 그의 활약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한편 '박스'는 사방이 벽으로 막힌 밀실에서 벌어지는 심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각 출연자가 평소 꿈꿔 온 상품을 걸고 게임이 진행되며 살아남은 '최후의 1인'만이 상품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정해진 게임 방법이 없다는 것. 제한시간 안에 경쟁자를 탈락시키되 어떤 방식으로 탈락시킬지는 출연자들이 결정한다. / nim0821@osen.co.kr
‘박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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