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시청률 잊게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 [종영②]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13 07: 43

첫 회부터 느와르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스타일리쉬한 영상미와 눈을 뗄 수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까지 쫀쫀한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은 드라마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라스트’ 마지막 회에서는 장태호(윤계상 분)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넘버원 곽흥삼(이범수 분)을 향한 최후의 복수극에 성공한 뒤, 새로운 인생을 기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곽흥삼이 심혈을 기울였던 미래도시 프로젝트는 백지화 되었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역전을 노리며 반 토막 난 한중건설의 주식을 매입하려 했다. 하지만 장태호는 그의 작전을 순순히 따르지 않았다. 작전 당일, 치밀한 계획으로 장태호는 곽흥삼의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이에 분노한 곽흥삼은 장태호를 불러들이려 신나라(서예지 분)를 납치했다. 결국 신나라를 구하기 위해 장태호는 곽흥삼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두 사람은 마지막 혈투를 벌였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벌어진 싸움은 결국 경찰의 발포 위협에도 불구하고 장태호를 향해 칼을 꽂으려던 곽흥삼이 총에 맞아 숨을 거두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곽흥삼이 사라진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은 각자의 삶을 찾아 나갔고, 장태호 역시 죄 값을 치루고 출감한 뒤 신나라와 재회하며 새로운 인생을 기약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원작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인물들과 사건들을 설정해 이야기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지하세계에서 100억 원을 놓고 펼쳐지는 거친 남자들의 치열한 서열 경쟁을 그린 액션 느와르 드라마는 장르물의 특성 탓일까, 시청률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윤계상, 이범수, 박원상, 박예진, 서예지, 공형진 등의 배우들은 검증된 연기력으로 극의 흡인력을 높였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함께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반 사전 제작드라마라는 장점을 안고 시작한 ‘라스트’는 액션 신에서 특히 그 빛을 발했다. 한국 드라마로는 최초로 최다 물량이 투입되고, 최장 시간의 액션 신을 자랑한 펜트하우스 습격사건은 역동적이고 리얼한 액션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모았고, 류종구(박원상 분)의 죽음으로 끝난 곽흥삼과 류종구의 파티, 그리고 장태호와 곽흥삼의 마지막 결투까지 ‘라스트’는 화려한 액션 기법보다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날 것 그대로의 고퀄리티 액션 장면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또한 지하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반추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등을 연출한 조남국 감독의 연출력과 ‘개와 늑대의 시간’, ‘로드 넘버원’, ‘유혹’ 등을 집필한 한지훈 작가의 필력의 조화였다. ‘라스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명콤비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느와르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시청률과는 별개로 ‘무정도시’에 이어 또 한 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완성도 높은 JTBC표 느와르 드라마의 명맥을 이은 ‘라스트’. 원작이 아깝지 않게 느껴졌던 짜임새 있는 드라마 구조와 영화 같은 영상미, 캐릭터에 최적화된 배우들의 연기력, 묵직하고 굵직한 액션 등으로 ‘라스트’는 그렇게 한국형 정통 액션 느와르 드라마에 한 획을 그었다. / nim0821@osen.co.kr
‘라스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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