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적응하지 못해, 온갖 돌출상황의 중심에 있었던 제시가 달라졌다. 점점 군인으로 성장한 모습이 나올 것이라는 제작진의 설명은 틀린 게 없었다. 동기들이 자신 때문에 고생을 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하고, 어느덧 늠름하게 훈련을 받게 됐다. ‘진짜 사나이’ 제시의 확 달라진 모습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제시는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3기에 출연 중. 미국 문화에 익숙한 제시는 출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이 프로그램 외국인 출연자가 모두 그러했듯이 ‘구멍 병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됐다. 샘 해밍턴을 시작으로 헨리, 엠버가 규율이 강한 군대에서 부적응으로 꽤나 고생했다. 관등성명 실수는 기본이고, 자세나 태도가 문제시되거나, 말실수를 하는 것이 빈번했다.
제시는 여기에 강한 자아로 인한 충돌도 발생했다. 잘하고자 하는 목표는 강한데, 의지가 부족해 포기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소대장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소대장 앞에서 다리를 꼬거나 말을 하고 있는 와중에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나쁜 의도로 벌인 행동은 아니었지만, 혼이 나면 날수록 기가 죽어 실수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펼쳐졌다.
제시는 퇴소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지만, 동기들 특히 전미라의 배려와 용기 속에 마음을 고쳐 잡았다. 결국 제시는 동기들의 도움에 고마워하며 군대에 남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제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동기들이 나 때문에 속으로 얼마나 짜증나겠느냐. 똑같이 힘들지 않겠느냐. 그런데 동기들이 내게 할 수 있다고 말하니까 정말 고마웠다.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미안해 했다. 이후 제시는 화생방 훈련 재도전도 버텼다. 한채아가 손을 잡으며 힘들어하는 제시를 응원했다. 그는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해서 소대장의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라고 칭찬도 받았고, 포복 훈련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일부 시청자들에게 날선 시선을 받으며 ‘욕받이’였던 제시는 어느새 ‘에이스 병사’의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군가를 ‘소울’ 충만하게 불러서 듣는 이들의 귓가를 사로잡는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줬고, 안정적인 포복 자세로 동기들을 가르치는 성과를 이뤘다. 어느 순간 제시는 많이, 그리고 뿌듯하게 달라져 있었다. 칭찬을 들을 때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기처럼 좋아하는 제시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시청자들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제시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실수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함께 긴장했으니 말이다. 여군 3기 세 번째 편을 방송한 ‘진짜 사나이’는 이날 예쁜 화장보다 검은 위장이 잘 어울리는 군인 제시를 시청자들에게 다시 소개했다.
앞서 김민종 PD는 OSEN에 제시의 부적응 논란에 대해 “그동안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외국인 혹은 외국 생활을 오래했던 스타들은 군대에 적응을 하는데 고생을 했다”면서 “제시는 부적응 정도가 다른 스타에 비해 심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김 PD는 “6일 방송에서 제시가 스스로 극복하는 과정이 담겼고, 앞으로는 군인으로 성장해 훈련을 잘 받는 모습이 공개될 것”이라면서 “열심히 훈련을 받았고, 성과도 좋았으니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PD의 말대로 제시는 지난 6일 방송 말미에 이어 13일 방송에서 자신의 몫을 해내고 ‘민폐녀’에서 벗어났다.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더 시간이 걸렸을 뿐, ‘센 언니’ 제시가 아니라 ‘군인 제시’로 변모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관등성명에서 실수를 하기도 하고, 다소 정제돼 있지 않은 단어가 툭툭 튀어나오지만 훈련은 열성적으로 받고 있어 그를 둘러싼 아쉬운 시선이 조금은 수그러든 모습이다. ‘진짜사나이’는 군대에 도전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승리의 정신으로 비롯되는 성장, 그리고 따뜻한 동기애를 통한 인간애를 다루고 있다. 이번 제시의 변화 역시 이 같은 성장과 인간애로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스타들의 군대 체험을 담는 ‘진짜사나이’는 현재 여군 특집 3기를 방송하고 있다. 배우 유선·김현숙·한채아·신소율·한그루, 전 테니스 선수 전미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래퍼 제시, 걸그룹 CLC 유진, 트로트가수 박규리 등 10인이 함께 한다. / jmpyo@osen.co.kr
‘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