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아빠를 부탁해’ 조재현·조혜정 부녀가 보여준 소통의 힘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14 06: 55

그 누구보다 말이 없고 서먹서먹했던 부녀 사이가 이제는 절친 중의 절친으로 변해 있었다. 물론 서로 일이 바빠 일주일 만에 얼굴을 본다거나 촬영이 아니면 평소 20분 이상 대화를 하는 일이 드물기도 했지만, 그래도 첫 촬영 당시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아빠 조재현의 고민 상담까지 해줄 정도로 든든한 딸로 자리잡은 조혜정. 아빠의 과거를 함께 추억하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현재, 두 사람은 너무나 많이 닮은 모습이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에서 조재현은 딸 조혜정과 함께 드라마 ‘피아노’ 촬영지를 찾았다. 이에 조혜정은 아빠는 몰랐던 과거의 기억을 하나 꺼내놨다. 바로 김하늘의 아역 배우에게 질투를 했었다는 것. 조혜정은 “그 언니가 아빠와 대기실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질투했다. 나에게는 안 해주는데 그 언니에겐 해주니까. ‘내가 딸인데 왜 딸인 척 하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두 사람은 추억의 계단을 함께 걸어보고, 드라마를 함께 시청했다. 아빠의 연기를 보던 조혜정은 “예전에는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아빠와 친해진 다음 이걸 보니 왠지 웃기다”라며 웃음을 터트린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연신 장난을 치며 드라마의 한 장면을 패러디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조혜정은 조재현에게 “어쩜 그렇게 애틋한 아버지 연기를 잘하냐. 그건 진짜 연기인데”라고 물었다. 머쓱해진 조재현은 “속마음은 애틋하다”고 얼버무렸고, 조혜정은 “‘피아노’와 ‘스캔들’ 보면서 진짜 연기 잘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저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라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배우답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저녁 시간 조개 구이를 먹으러 향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혜정의 조금 더 진솔한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그간 위시리스트를 거의 다 해봤지만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남아 있다고 운을 뗀 조혜정은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아빠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이 집에 있는 모습을 본 아빠가 얼마나 한심한심해 했을지 알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현재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한 번쯤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이런 딸에 조재현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첫 연출을 맡은 영화 촬영을 마친 뒤 편집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것이 고민이라는 것. 이에 조혜정은 “우울할 때 거기에 빠져들면 한없이 내려간다. 어떻게든 나와서 뭔가를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경험에 빗댄 조언을 건넸다.
또 조혜정은 “나는 이걸(아빠를 부탁해) 하면서 굉장히 여유로워 졌다.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내 삶이 바뀌었다. 아빠와 함께 한 덕분에 내 마음이 풍족해지면서 무언가를 더 원하지 않고 만족하며 살게 됐다. 감사하다. 다 아버지 덕분이다”라고 아빠를 향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아빠와의 하루가 기다려진다. 나는 오늘을 되게 기다렸다”며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무척이나 기다리며 행복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빠를 부탁해’ 초반 조재현과 조혜정은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대화 한 마디 없는 부녀였다. 무뚝뚝한 아버지는 딸과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을 어색해했고, 딸은 이런 아빠에 속내를 꺼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하나하나 추억을 쌓아가면서 둘만 있어도 절대 어색하지 않은 부녀가 됐다. 또 친구들끼리 할 수 있는 농담도 스스럼없이 하고, 급기야 서로의 고민 상담까지 해줄 수 있는 사이로 발전했다.
물론 아직까지 아빠가 먼저 살가운 말을 건네거나 애정 표현을 하는 건 무리지만 식사 자리에서 새우를 딸에게 먼저 건네주는 자상함은 장착했다. 말로 꺼내놓지 않아도 이제는 저절로 느껴지는 진심이 이들 부녀 사이엔 존재했다. 두 사람이 이 프로그램 안에서 기울였던 노력을 알기에 조혜정의 “내 삶이 바뀌었다. 다 아버지 덕분”이라는 고백이 더욱 뭉클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아빠를 부탁해’가 진짜 그려내고 싶었던 부녀간의 소통 아니었을까. /neat24@osen.co.kr
‘아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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