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정말 아이콘이 제 날짜에 나오는 건가요? 이 거짓말이 정녕 진짜인가요?" YG의 신인 보이그룹 아이콘 데뷔(15일)를 하루 앞두고 팬들이 들끓고 있다.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한달 전 공약한 아이콘의 데뷔 날짜를 칼처럼 맞춘 사실에 새삼 놀라는 중이다. YG가 소속 가수의 컴백이나 데뷔 일정을 이번 아이콘처럼 정확하게 지킨 사례가 과연 몇 번일까? 팬들은 얘기한다. 아마 "0이지 않을까"라고. 그럼에도 양 대표가 팬들의 원성을 사면서까지 일정을 미루고 늦추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왜?
양 대표는 지난 여름 인터뷰에서 아이콘에 대해 짤막하게 언급한 바 있다. "아이콘으로 돈 벌려고 했으면 유명 작곡가들 곡 받아서 일찍 데뷔시켰으면 그만"이라며 "아이콘 팬들에게 저도 욕 먹을 일이 적지않았겠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콘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던 YG 자체 서바이벌 오디션 '윈'부터 정식 데뷔까지 2년 세월을 기다렸다. 가수 아닌 프로듀서급 아이콘이 완성되기를 원하면서.
"YG는 사실 가수 집단이라기 보다 프로듀서 집합체예요. 싸이와 에픽하이, 빅뱅이 다 그렇죠. 자신의 곡을 자신이 만들고 다룰 줄 알아야 진정한 아티스트로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YG 가수=프로듀서' 공식인거죠. 아이콘과 위너도 인기를 이용해서 다른 작곡가 노래를 받아 앨범 냈으면 벌써 돈을 많이 벌었을 겁니다. 대신 생명력이 짧아지지 않았을까요? 이들에게 작곡 공부도 시키면서 길게 갈수있도록 장래 설계까지 도와주는 것이 YG 시스템이고 제 할 도리입니다."
아이콘도 빅뱅 초창기처럼 양 대표로부터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 매일 매일 곡을 써서 들고 오게 했고 바로바로 퇴짜를 놨다. "50곡 정도를 캔슬하고 나니까 요즘 들고오는 곡들이 진짜 좋아졌다. 이제 되겠구나"라는 감을 잡은 것이 지난 여름이라고 했다.
양 대표는 "아티스트는 무대 위에서 잘하고 편하게 음악에만 매진하면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골을 잘 넣는 스타 플레이어가 감독 하고 수비 하고 골키퍼도 맡으면 팀이 돌아가겠나? YG 조직이 수비 라인이고 굳이 따진다면 제가 감독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3박자가 맞았을 때 모든 게 잘 돌아간다. 세상엔 혼자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기자는 연기에 몰입하고 가수는 가수 본연의 일에만 몰입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 우물만 파서 성공하기도 쉽지않은 게 현실이니까요. 잘 뛰는 스타 플레이어 빅뱅이나 이제 막 걸음을 내딛은 아이콘이나 똑같이 자기 플레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패스를 많이 해주는 것이 바로 YG 조합의 힘입니다. 절대 양현석 개인이 잘 나서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실제로 스타 플레이어를 지니고 있는 팀들이 경기에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은 전술의 문제다. 양 대표 얘기대로 '스타+팀워크+감독' 삼박자가 일치했을 때 대승을 거두는 것이 게임의 법칙인 셈이다.
데뷔가 이처럼 뜨거웠던 신인 그룹이 또 있었을까. 비아이, 바비, 김진환,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 등 뜨거운 열혈남아 7인으로 구성된 아이콘이 15일 가요계에 정식으로 얼굴을 내민다. 엠넷 '쇼미더머니'를 통해 인기를 모은 비아이와 바비는 물론이고 나머지 멤버들도 이미 고정팬을 다수 확보한 스타 플레이어들이다. YG의 혹독한 데뷔 검증 프로그램을 거치느라 데뷔가 늦어졌을 뿐. 세상에 얼굴을 내민 이상은 거칠 것이 없는 그들이다.
아이콘은 15일 데뷔 싱글 발표 후 내달 1일 데뷔 음반에 절반인 하프 음반을, 오는 11월 2일 정규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데뷔 음반명은 '웰컴백(WELCOME BACK)'으로 12개 전곡이 멤버들의 자작곡이다. 10월 3일 오후 6시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콘서트를 개최한다. 전에 볼 수 없던, 사이즈 다른 신인의 행보다.
양 대표는 "YG가 빅뱅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빅뱅이 YG를 만들었다. 아이콘도 YG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던 바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기다렸다 아.이.콘. / mcgwire@osen.co.kr
SBS 'K팝스타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