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막영애14’, 영애씨 어깨에 짊어진 사장이란 이름의 무게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15 06: 56

지옥 같던 낙원사를 박차고 나와 회사를 차렸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할 경영난에 전 남친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돈 때문에 죽기보다 싫은 낙원사와 다시 일을 하기로 결심한 영애(김현숙 분). 그가 짊어진 사장이란 무게는 이날따라 유독 무거워 보였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막돼먹은 영애씨 14’에서는 사장이란 이름으로 자신에게 불리하고 싫은 상황도 감내해야 하는 영애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영애는 야근 후 집까지 걸어가려는 선호(박선호 분)에게 건네 줄 택시비조차 없고, 집에서 쫓겨나 사무실에서 생활하는 두식(박두식 분)의 모습을 보고 침울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정하(김정하 분)는 영애에게 생활비는 언제 내놓을 거냐고 닦달했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 괴로움을 느낀 영애는 홀로 술잔을 기울였다.

“우리 애들 월급도 못 주고, 우리 엄마 생활비도 못 주고, 내 지갑에는 3천 원밖에 없고. 인생이 왜 이렇게 거지 같냐”고 한탄하던 영애는 급기야 산호(김산호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술에 취해 있으면서도 영애는 산호에게 “나 좀 도와 달라”며 산호가 맡긴 휴양림 일의 대금을 당겨줄 수 있는지 물었다. 이어 “나 우리 애들 월급 줘야 돼. 우리 애들 고생이 말이 아니야. 나 우리 엄마 생활비도 줘야 되고, 우리 애들 무슨 죄니”라며 목 놓아 우는 영애의 모습은 한없이 짠하기만 했다.
산호는 이런 영애의 부탁을 들어줬다. 그가 당겨 준 대금 덕에 영애는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주고, 정하의 계모임에 찾아 가 식사 대접을 하며 어머니의 기를 살려줄 수 있었고, 첫 월급 기념 회식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영애는 곧 이 모든 게 산호의 배려임을 알게 됐다. 산호까지 함께 한 회식 자리에서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영애는 휴양림 소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았다.
소장은 영애에게 관례상 대금을 당기는 것이 불가능해 미안하다 말했고, 이에 영애는 결국 산호가 자비로 자신을 도와준 것을 알게 됐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영애에게 산호는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고 빌려준다고 해도 받을 것 같지 않았다”며 자신이 베푼 호의를 변명했다. 과거의 영애였다면 상처받은 자존심에 불같이 화를 냈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영애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고맙다. 빨리 갚을게”라는 말로 사장으로서 가진 책임과 의무를 위해 씁쓸한 마음을 감췄다.
이렇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한 영애는 사장이란 직책 때문에 또 한 번 자존심을 굽혔다. 배신한 자신에게까지 임금을 챙겨 준 영애에게 감동한 미란(라미란 분)은 영애를 찾았고, 조사장(조덕제 분)이 협력업체를 구하고 있다며 소개해줄 만한 곳이 있는지 넌지시 물었다. 이에 영애는 “제가 하면 안 되겠냐”고 냉큼 말했다. 미란은 “자기한테 그렇게 수모를 안긴 조 사장 일을 받겠다는 거냐”며 말렸지만 영애는 “해볼게요. 대신 대금 선불로 주시는 조건으로요. 저 돈 필요하거든요”라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평생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오다 이제는 회사를 운영하며 딸린 식구들에게 월급을 줘야하는 입장에 서게 된 영애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이전보다 커진 책임감에 필요한 때라면 기꺼이 자존심마저도 굽힐 줄 아는 영애는 이런 현실을 통해 조금씩 더 성장해나가고 있는 듯 보인다. 어깨에 짊어진 사장이란 무게가 때로는 그를 지치고 힘들게 만들겠지만 현실과 타협하되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사장 이영애로서의 당당한 홀로서기를 응원해 본다.
한편 '막돼먹은 영애씨14'는 노처녀 캐릭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실을 담아낸 드라마로, 매주 월화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막돼먹은 영애씨14’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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