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신서유기', 1인자 회복 위한 강호동 날갯짓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15 08: 47

잠시 힘을 잃었던 '1인자' 강호동의 힘찬 날갯짓이 다시 시작됐다. 웃기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 강호동에 대한 평가가 앞으로 확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했다고 하면 지나친 확신일까.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일단 '신서유기'를 보면 달라질 듯하다.
지난 11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tvN 예능 '신서유기' 6화~10화를 보면 낯선 인터넷 예능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한 강호동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서툰 중국어 솜씨로 소통을 시도한 부분이다. 강호동은 두 달간 독학으로 익힌 중국어를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버스 옆 좌석에 앉은 승객에게 말을 걸었고, 호텔 직원에게 짧은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베이스 캠프에 도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이수근과 노브레인 연합으로 뭉친 강호동은 베이스캠프에 꼴등으로 도착하고 말았다. 이미 손오공으로 결정된 이수근의 운명을 은지원의 손 안에 놓여 있었다. 강호동은 벌칙으로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히트텍을 입고 동생들의 점심을 위한 심부름을 시작했다. 일생 일대 몇 번 안 되는 심부름으로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순간이었다. 투덜대면서도 미션을 완수하기 위한 강호동의 발걸음이 큰 웃음을 안겼다.

더위를 뚫고 샌드위치 가게에 도착한 그는 긴장한 탓에 처음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 속이 복잡한 게 한눈에 보였을 정도. 강호동은 아는 단어를 총동원해 음식을 주문했지만 그의 덩치(?)를 오해한 점원이 그가 4인분을 먹고 가는 것으로 오해해 포장을 해주지 않았다. 본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에서도 예기치 않은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강호동은 이날 "책으로만 하다가 오늘 실전으로 처음해봤잖아요. 소리 하나가 들리니까 통쾌하더라고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에 돌아가면 중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열의도 보였다.
이날 저팔계 안무 선정을 하면서 강호동의 폭주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 열심히 "쮸빠찌에"를 외치며 온몸을 흔들어 나PD와 동생들의 만류를 받았다. 태생이 파이팅이 넘치는지라 중국에서도 그의 본성을 숨길 수는 없었던 것. 밖으로 나가서도 그의 폭주는 멈출 줄 몰랐다. 갑자기 신발 끈을 동여매더니, 양팔을 목에 두르고 앞뒤로 왔다갔다하는 날갯짓으로 흥을 분출해냈다.
설령 무모해 보인다 할지라도 절실한 것이 있다면 후회 없이 도전해보라는 말이 강호동을 표현하는 적합한 표현이다. 그는 처음 도전한 인터넷 예능에 당황하고 어려웠음에도, 웃기기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하려고 애를 썼다. 그게 10년 전 스타일이란 점이 함정이지만 모든 사람이 말릴 수 없을 정도로 열의가 넘쳤다. 강호동은 역시 강호동이었다. 빠르게 적응했고 본인만의 스타일로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강호동을 두고 1인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롭게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인터넷 방송의 자유로움을 준 '신서유기'는 또 하나의 도전이자 변화로,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호동의 장점과 '1박2일'의 원년 멤버들과의 재결합은 추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현 예능판에서도 통할 만한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강호동의 재치 넘치는 웃음을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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