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에 새 가족이 합류했다. 바로 이덕화·이지현과 박준철·박세리 모녀. 기존의 멤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다소 높아진 연령대라는 것. 이 점은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으며 반대 여론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공감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두 모녀는 지난 6일부터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에 등장했다. 기존의 멤버들이 그러했듯 이들 역시 부녀가 나란히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낯선 듯 어색한 기류를 형성했다.
사실 배우인 이덕화와 일반인인 박준철의 경우를 제외하고, 이지현과 박세리는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인물이었다. 이지현은 아빠 이덕화와 같은 배우임에도 무명으로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고, 박세리는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 스타지만 방송보다 본업인 운동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만으로도 두 사람의 ‘아빠를 부탁해’ 출연은 충분히 신선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특히 그간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독보적인 카리스마 연기를 뽐냈던 이덕화가 집안에서는 애교 가득한 가장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겉으로는 툴툴대는 듯 했지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딸이 선물해 준 커플 운동화를 챙겨 신거나 딸에게 잔소리를 들어도 실실 웃기만 하는 등 ‘딸바보’ 면모를 여과 없이 드러낸 것.
박세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부상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고 밝힌 그는 “아빠와 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시간적인 이유로 쉽지 않았다”라며 “골프를 치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아빠는 ‘박세리 아빠’로 살았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반대로 내가 박준철의 딸이 되고 싶었다”라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언제나 당당한 태도로 좋은 성적을 내는 모습으로 국민들을 즐겁게 했던 박세리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물론 두 모녀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 자체가 낯선 이들로 예능인과 같은 능숙한 방송 진행과 재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색했던 부녀가 소통을 통해 차츰 가까워지는 모습을 그리겠다는 기획의도를 가진 ‘아빠를 부탁해’에는 이보다 적절할 수 없는 캐스팅이다. 한정된 연령대의 부녀만을 볼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다양한 연령대를 포용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두 모녀가 ‘아빠를 부탁해’에 등장한 것은 단 2회. 이들의 진정한 매력을 발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함께 추억을 쌓으며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두 모녀이기 때문에, 비난은 앞으로의 방송을 지켜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 jsy901104@osen.co.kr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