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라이트] '서부전선', '해적'보다 웃기고 '해적'보다 슬프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9.15 16: 27

영화 '서부전선'이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의 웃음, 그리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감동으로 무장했다.
설경구-여진구 주연 '서부전선'은 15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름을 강타한 '해적' 제작진이 뭉친 영화라 많은 관심이 쏠렸던 바, '서부전선'은 '해적'의 웃음을 고스란히 전하면서도 업그레이드 된 감동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부전선'은 6.25 전쟁 당시 남한군 쫄병과 북한군 쫄병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휴전 3일 전, 농사 짓다 끌려온 남한군 남복(설경구 분)은 전쟁의 운명을 가를 일급 비밀문서를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까지 전달하라는 임무를 받게 되지만 적의 습격으로 동료들과 비밀문서까지 잃게 된다.

반면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 탱크병 영광(여진구 분)은 남으로 진군하던 중 무스탕기의 폭격으로 사수를 잃고 혼자 남게 된다. 탱크를 끌고 홀로 북으로 돌아가려던 영광은 우연히 남복의 비밀문서를 손에 쥐게 되고 그렇게 남복과 영광은 서부전선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서부전선'은 '해적' 제작진, 게다가 '해적'의 각본을 맡았던 천성일 작가가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지난해 여름, '해적'의 뻥 뚫리는 웃음을 잊지 못하는 영화 팬들은 '서부전선'의 개봉을 간절히 기다려온 바 있다.
이와 같은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알기라도 하듯, '서부전선'은 '해적'만큼이나 다양한 웃음 포인트로 중무장했다. 남복과 영광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다보니 각 캐릭터를 연기한 설경구와 여진구의 호흡 속에 터져나오는 웃음들이 많다. 게다가 '해적'을 통해서 B급 코믹을 선보인 바 있는 천성일 작가가 자신의 입봉작에서도 다소 황당하지만 코믹한 설정들을 곳곳에 설치해놔 시선을 모은다.
'해적'과 조금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감동 포인트가 업그레이드 됐다는 점이다.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두 남자의 케미는 점차 극이 진행될수록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긴다. 아버지-아들 뻘 되는 두 남자가 서로를 챙기는 모습 역시 뭉클함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적일 수 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상황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천성일 감독이 극 전반에 스리슬쩍 깔아놓은 '전쟁의 잔혹성'이라는 메시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다만, '해적'의 다소 황당했던 웃음이 맞지 않았던 관객들이라면 '서부전선' 역시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제1부 웃음, 제2부 감동과도 같은 극의 구성이 조금은 이질감을 안기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한편 '서부전선'은 오는 24일 개봉 예정이다. / trio88@osen.co.kr
'서부전선'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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