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별난 며느리' 이상하네, 뻔한데 끌리는 이 맛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9.16 06: 52

KBS 2TV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가 모든 상황이 예측 가능한 평이한 전개를 보이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독특한 맛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예능과 드라마를 접목한 이 드라마는 쉬운 전개에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버무리며 시청자의 시선을 고정하게 한다. 
지난 15일 방송된 '별난 며느리'에서는 명석(류수영 분)과 인영(다솜 분)의 절절한 사랑이 그려졌다. 인영은 자신이 명석의 곁에 있어 힘들어하는 춘자(고두심 분)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이별을 고한 상황. 명석은 인영이 연예인으로서 처음 인기를 얻게 된 시점에서 자신과의 사랑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그를 잡지 않았다. 
혼자 남겨진 명석과 인영은 죽도록 힘들어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를 아끼기 때문에 이별한 이들. 인영은 식음을 전폐하고 극심한 감정 기복에 시달렸고 이상 행동까지 더해 주변을 걱정하게 했다. 명석은 자신의 속내를 꾹꾹 누르며 인영의 행복을 빌었다. 인영의 곁에 몰래 맴돌던 명석은 인영이 쓰러지자 그를 병원으로 옮겼고 이후 인영은 명석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며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명석과 인영은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충실하게 밟아가는 중이다. 우연히 엮인 남녀주인공이 서로를 오해하고 무시하다가, 우연히 의외의 모습을 발견해 사랑의 감정이 싹트면서 서로를 질투하고, 티격태격하고, 마침내 마음이 통해 핑크빛 러브라인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랑의 공식. 또 마냥 행복할 것 같던 남녀 주인공이 곧장 나타난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사소한 오해로 헤어지고, 힘들어하던 이들이 다시 만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들은 현재 절정의 어느 지점에 올라서 있는 듯하다. 
또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시련을 안기는 갈등 요소인 꼬장꼬장한 어머니 춘자와 명석을 짝사랑하는 업둥이 하지(백옥담 분) 등은 시청자의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는 방해 공작을 펼치며 극이 진행되게 하는데, 이러한 에피소드는 밋밋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마음 편안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친근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어 '별난 며느리'만의 독특한 맛을 보여준다. 
'별난 며느리'는 이별에 힘들어하는 인영의 아픔을 얼굴에 헤어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짝짝이 신발을 신으며 허둥대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그의 힘든 심경을 광고 콘셉트를 보며 과장되게 울고 웃는 모습으로 코믹하게 풀어내지만, 그 안에 담긴 인영의 감정선을 시청자에 쉽고 명확하게 전달해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코믹명랑극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 
이는 만화 캐릭터 같은 천방지축 인영이 지닌 순진함과 순수함 또 사랑스러운 매력이 이미 충분히 전달됐기에 가능한 일. 인영의 눈물이 안방극장을 안타깝게 하는 가운데, 그가 명석과 행복한 재회를 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이들이 환하게 웃을 그 장면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jykwon@osen.co.kr 
‘별난 며느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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